[기자수첩] 낙제생 과방위, 여야 갈등보단 국민 바라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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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24 06:00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마비 상태다. 이달 개최 예정으로 일정까지 대외에 공유됐던 과방위 전체회의와 법안 소위가 줄줄이 취소됐다. 16일엔 전체회의가 개최됐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중도 퇴장하며 반쪽짜리 회의가 됐다.

과방위 파행이 이어지는 이유는 교통방송(TBS) 관련 감사원 감사 청구권 상정과 연관이 있다. 국민의힘은 TBS가 간판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을 이어가는 중 진행자(김어준)와 계약서 없이 고액 출연료를 지급했기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건을 과방위에서 처리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반박한다. 여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처리가 시급한 과방위 분야 법안 처리의 발이 묶였다.

여야간 정쟁의 결과 과방위의 1년 성적표는 초라하다. 2020년 5월 시작된 21대 국회 과방위에 계류된 법안은 22일 기준 총 321건이다. 처리된 안건은 69건에 그쳤다. 해결한 숙제보다 해결할 숙제가 네 배나 많다. 처리 안건 수도 다른 상임위원회(상임위)와 비교하면 하위권이다. 이달에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에서 회의 일정을 이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당연한 결과다.

과방위가 숙제 미루기를 지속하면서 관련 부처 역시 곤란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과방위 처리 지연에 제5기 방심위 심의위원회를 꾸리지 못하고 있다. 5개월째 공백이 이어지며 심의 대상인 디지털 성범죄 안건이 9000개 넘게 쌓였다. 과방위발 나비효과에 방심위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까지 애먼 볼모가 됐다.

국회는 정쟁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각기 다른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입법권을 쥐다 보니 갈등이 필연이기도 하다.

하지만 갈등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해서 모든 갈등의 결과물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 정당 간 이익에 눈멀어 갈등을 키우는 과정에서 조속히 해결해야 할 숙제를 쌓아두기만 하는 상황은 더욱 그렇다. 다툼을 하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 날선 단어로 상호를 비방하기 보다 국민부터 생각해야 한다. 갈등 해결은 그 때부터 시작될 것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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