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신세계 이마트로 확정되면서 유통업계가 ‘이베이의 신세계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신세계의 전략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유통업계에는 핵폭탄급 파급 효과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당장 규모의 경제를 통해 ‘극강의 온라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을 내비췄다. 이마트 등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다.

각 사 로고 / 신세계, 이베이
각 사 로고 / 신세계, 이베이
신세계그룹은 최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베이 미국 본사와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는 내용이다.

신세계그룹의 이베이 인수 발표에 주가도 요동쳤다. 25일 주식시장에서 이마트 주가는 전일 대비 5.1% 오른 주당 16만5000원에 거래됐다. 신세계그룹은 단번에 경쟁자 쿠팡을 누르고 국내 e커머스 시장 2위 자리에 올랐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0년도 거래액 기준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7%, 쿠팡이 13%,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12%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계열사 SSG닷컴의 3%를 더해 15%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그룹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하는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우선 사업 포트폴리오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합쳐 확고한 국내1위 유통 사업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미래 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충성도 높은 이베이의 270만명의 유료회원과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판매자를 얻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이베이는 물류 분야에서 약세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SSG닷컴의 물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노력으로 풀필먼트 물류센터 전략을 펼친다.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최근 인수한 SSG랜더스 야구단을 더해 언제 어디서나 모든 소비자와 만날 수있는 온·오프 에코시스템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IT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세계가 오프라인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충분히 온·오프라인 유통 전반에서 승산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쟁업체도 온·오프 융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동일한 출발선상이라면 현재 규모를 갖춘 신세계가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강자이기 때문에 취급하는 상품의 가짓 수 역시 신세계 보다 더 풍부하다"며 "온라인 시장의 기본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신세계를 통해 추가적인 상품 구색을 더하는 것으로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이베이 인수가 신세계 경영능력의 실험대라고 평가했다.

유통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부)는 "규모로만 경쟁해서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신세계의 경영능력과 기존 강점인 오프라인 유통채널과의 융합시너지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인수합병을 하면서 해당 기업의 고유의 색깔을 낸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며 "인수후 이합집산의 기업 문화가 되면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신세계는 중장기적으로 끈기있게 일관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세계는 ‘유통 사단학교'로 평가받는 등 오프라인에서는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신세계가 온라인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