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광고 규제에 속 터지는 편의점·담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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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7.02 06:00
보건복지부의 편의점 광고 단속 시행에 담배업계는 물론 소매점 점주들의 불만이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자신들이 공문을 보내 시행한 정책에 대해 민원이 올라오자 업계 자율조치였다며 발을 빼는 모양새다. 또, 이미 담배·유통업계가 조치한 개선사항에 대해 또 다른 개선책을 요구해 담배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공분을 사고 있다.

편의점 담배 매대 / IT조선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7월 1일부로 편의점을 필두고 담배 소매점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담배 광고가 외부로 노출되면 판매점 점주에게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담배·유통업계는 복지부 공문에 따라 편의점 매장 유리벽에 반투명 시트지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편의점 계산대에 설치된 담배 광고의 외부 노출을 막았다.

담배 업계는 시장점유율에 따라 시트지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국 6만개 이상 편의점에 선제 조치를 취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트지 비용만도 최소 3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문제는 시트지 만으로 담배 광고 노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편의점은 전면이 통유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선 높이에 따라 광고가 보일 수 있고, 매장 문을 열어둘 경우 이 곳을 통해 내부 담배 광고가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단속 기준이 없는 것도 점주들의 불안·불만을 가중시킨다. 편의점 외 동네슈퍼마켓 등 일반 소매점에는 아직 시트지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다.

편의점주협의회는 복지부의 단속 기준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매장 외부 1~2미터 떨어진 곳에서 담배광고가 보이기만 하면 단속 대상이 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점주 조치에도 불구하고 단속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투명 시트지로 인해 매장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전면이 통유리로 바뀐 이유는 밖에서도 매장 내부 상품이 보이게 하는 것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외 거의 모든 편의점이 대형 통유리로 매장 전면부를 구성한 이유다.

복지부의 단속 예고에 편의점 점주들은 국민청원을 비롯해 각종 정부민원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소매점 점주들의 불만이 가중되자 복지부는 ‘시트지 설치는 업계 자율조치였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담배·유통업계에서는 복지부의 행보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복지부가 관련 공문 발송은 물론, 합동모니터링까지 진행해 시트지 설치를 결정했는데, 민원이 올라오니 나몰라라 발뺌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시트지 조치에 대한 새로운 개선책도 담배·유통업계에 요구한 상황이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시트지 결정은 복지부가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도출한 결론이다"며 "소매점 불만이 터져나오니 이제와서 업계가 스스로 해결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이야기다. 복지부가 말도 안되는 탁상행정을 벌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시트지 조치에 대한 개선책을 주문한 것은 6월이다. 담배·유통업계 추가 개선책 협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는 올해 실제 단속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담배·유통업계는 올해 복지부가 편의점과 소매점을 대상으로 계도 활동을 진행한 뒤 2022년부터 실제 단속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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