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최근 3년사이 20배 급성장한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최근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유명인을 내세운 상품이 쏟아진다. 부모님 세대를 넘어 최근 MZ세대(1981~2010년생)로 시장을 확장한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협업 비빔국수 / 프레시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협업 비빔국수 / 프레시지
밀키트 제조사 프레시지는 130만명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레시피로 제작된 ‘박막례 비빔국수’ 밀키트 2종을 최근 선보였다. 유튜브에서 누적 합산 1500만 조회수를 기록한 비빔국수 만들기 영상의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출시 당일 진행된 배민라이브 특가 판매에서는 방송 1분만에 준비한 수량 2만1000개가 완판됐다.

현대백화점은 7월초 유명 먹방 유튜버 ‘밥굽남’과 손잡고 밀키트 ‘밥굽남 시그니처 박스’를 론칭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유튜버 ‘흔한남매’와 협업해 ‘올반X흔한남매 핫도그’ 신제품을 출시했다. 흔한남매는 215만 구독자를 확보해 ‘초통령’으로 평가받는 인기 유튜버다. 자녀를 둔 젊은 부모세대 수요를 겨냥해 제품 패키지에 ‘흔한남매’ 주인공인 에이미와 으뜸이의 캐릭터를 담았다.

동원홈푸드는 자사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앤을 통해 요리 유튜버 심방골주부와 협업해 한식밥상 간편식 3종을 선보인 바 있다. 140만회를 기록한 인기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건강한 식재료로 한식 레시피를 선보이는 유튜버 심방골주부의 음식 철학을 담았다.

야쿠르트로 유명한 식품·유통전문기업 에치와이(hy)는 방송인 이경규와 손잡고 최근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 경규식당’을 론칭했다. hy와 이경규는 제품 차별화를 위해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협의를 진행했다. 이경규는 핵심이 되는 소스 재료 배합에 직접 참여했다. 회사는 유명인의 레시피를 활용한 밀키트를 추가하는 것으로 화제성과 함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밀키트 시장 성장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브랜드 중심에서 세분화된 취향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인플루언서 연계 제품의 경우 MZ세대 관심을 끌면서 출시할 수 있어 시장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밀키트 업체들의 협업은 셀럽·인플루언서 협업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판매 채널 넓히기 위해 기업간 협업을 늘리고 있다.

프레시지는 7월초 호주 식물성 대체육 제조사 브이투푸드(v2food)와 국내 영업권 계약을 체결했다. 대체육 국내 독점 공급은 물론, 이를 활용한 밀키트와 간편식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글로벌 기준 15조원으로 평가받는다.

밀키트 제조사 마이셰프는 식품업계 경쟁자이기도 한 오뚜기와 손잡고 알탕·부대찌개 등 밀키트 상품을 선보였다. 마이셰프의 밀키트 제조 기술력에 오뚜기의 비법 소스와 양념장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땅스부대찌개는 최근 스마트 무인 자판기 업체 프레시고와 손잡고 자사 밀키트 상품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섰고, 쿠캣마켓도 높아진 밀키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배달플랫폼 위메프오와 손을 잡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100억원에서 3년 만에 20배로 커졌다. 식품업계는 올해 밀키트 시장은 3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일란 전망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시장 침투율은 10%수준이다. 소비자 10명중 1명이 밀키트를 경험해 봤다는 예기다.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넘은 즉석밥 시장 침투율이 35%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