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 건수가 글로벌 기준 35억건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건수(88억건)의 40%를 차지하며 빠른 속도로 주류 네트워크 기술로 거듭난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데이터를 쓰는 국가라는 분석도 있다.

에릭슨엘지는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를 발표했다. 에릭슨은 매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모빌리티 보고서를 내놓는다. 이번 보고서는 20번째 발간한 모빌리티 보고서로, 글로벌 5G 산업 현황과 향후 5년간의 전망을 담았다.

네트워크 기술별 모바일 가입건수. 5G가 2019년 상용화 이후 가입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 에릭슨엘지
네트워크 기술별 모바일 가입건수. 5G가 2019년 상용화 이후 가입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 에릭슨엘지
에릭슨은 보고서에서 5G가 통신방식 중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통신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5G 모바일 가입 건은 5억8000만건을 돌파하고, 2026년에는 전체 모바일 가입 건 중 40%인 35억건쯤의 5G 가입 건이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4세대(4G) 이동통신 방식인 롱텀에볼루션(LTE)의 2021년 가입 건은 46억건이고,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2026년 36억건으로 줄어든다.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 네트워크 컨설턴트는 "네트워크 가입 속도를 비교해 보면, 4G LTE와 5G를 시장에 소개한 후 5G 가입자 수 증가율이 훨씬 더 빠른 것을 볼 수 있다"며 "가입자 수 10억명을 달성할 때까지 4G는 도입 시점부터 약 6년이 걸린 것에 비해 5G는 4년이 걸려 2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을 보이는 배경에 대해 "(5G를 도입한) 중국 가입자 수가 4G 대비 빠르게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5G를 사용하는 기기 종류나 수가 4G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는 점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에릭슨은 보고서에서 5G 도입이 글로벌 차원에서 빠르게 이뤄지지만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와 미국 등이 상대적으로 빠른 5G 도입 비중을 보인다는 설명도 더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국의 빠른 도입 속도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동북아시아는 2026년까지 14억건의 5G 가입건수를 기록해 글로벌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와 GCC 시장은 가장 높은 5G 보급률을 보일 전망이다. 반면 유럽은 5G 도입이 부진하다. 구축 속도에서 선두 국가와 격차를 보일 수 있다. 다만 서유럽은 2026년 5G 가입건수가 전체 가입건수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빠른 도입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역, 기술별 모바일 가입건수를 비율로 나타낸 그래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5G 가입건수가 많은 지역에 속한다. / 에릭슨엘지
지역, 기술별 모바일 가입건수를 비율로 나타낸 그래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5G 가입건수가 많은 지역에 속한다. / 에릭슨엘지
에릭슨은 5G 단말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주파수 대역 기반 5G 도입이 가속화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저대역 5G뿐 아니라 초고주파인 밀리미터파(㎜Wave)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비와 단말이 속속 등장하면서 네트워크 발전을 앞당긴다.

박 컨설턴트는 "단말기는 이동통신 확산을 위한 생태계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며 "현재 5G 네트워크나 단말 영역에서 성능과 종류가 다양해져 현재는 300종 이상의 5G 기기가 출시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 공급되는 기기 가운데 35~40%는 5G 지원 기기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5G 기기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밀리미터파를 지원하는 제조사도 늘면서 하반기엔 더 많은 대역을 지원하는 단말이 늘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5G와 지원 단말 도입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모바일 네트워크 트래픽(데이터 전송량)도 빠르게 증가한다. 고정형무선접속(FWA)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제외한 글로벌 트래픽은 2026년 300엑사바이트(EB)를 내다본다. 1EB는 115경2921조5046억684만6976B에 이른다. 천문학적인 숫자다.

에릭슨은 5G 도입과 단말 보급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입자당 평균 데이터양이 증가한다고 설명헀다. 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점도 트래픽 증가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컨설턴트는 "지역별 모바일 트래픽을 보면 2026년에 북미, 서유럽, GCC 순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매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하는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데이터 트래픽은 미국(1위)보다도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