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품질 10기가 인터넷 공급 KT에 과징금 5억 부과

입력 2021.07.21 14:02 | 수정 2021.07.21 15:51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10Gbps 인터넷을 저품질로 운용한 KT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른 통신사들도 각각 제도를 개선하라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내놓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도 개선 내용 인포그래픽 / 방통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4월 발생한 KT 10기가(Giga) 인터넷의 품질 저하 사실 확인을 위한 실태 점검과 조사를 진행한 결과 시정조치 사항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KT가 10기가 인터넷서비스의 속도를 낮춰 제공한다는 한 유튜버의 문제 제기와 국회 지적, 언론 보도 등을 종합 검토했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KT, SK브로드밴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재판매), LG유플러스 등 네 곳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을 진행했다. 실태점검 대상은 10기가급 인터넷 전체 가입자 9125명(3월 기준)과 올해 1~3월 1기가급 인터넷 상품에 가입한 이들이다.

정부, 최저속도 고지 의무 강화…"인터넷 상품 속도 과장 없앤다"

정부는 가입 신청(청약)과 개통, 시스템 운용, 보상 절차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결과 제도 개선 사항과 금지 행위 위반 사항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 관련해서는 제도 개선에 나선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인터넷 이용자가 10기가 인터넷 등의 초고속 인터넷 상품에 가입할 때 보장 속도를 정확히 안내받을 수 있도록 고지를 강화하고, 업무 처리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4개 업체가 상품명 개선과 상품 광고 시 속도 관련 정보 제공을 강화하도록 한다. 최대 속도가 2.5기가, 5기가인 상품을 10기가 상품인 것처럼 표기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속도 오인을 줄이고자 상품명을 변경하도록 한다. 상품 광고 시 실제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이용자가 명확히 인지하도록 하는 고지하고 안내도 강화한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8월 중 이같은 작업에 나선다. KT는 9월 고지와 안내 강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내놓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도 개선 내용 인포그래픽 / 방통위
과기정통부는 또 가입 시 최저속도 보장제도에 대한 고지를 강화하도록 한다. 현재 가입신청서 별지 이용약관에 최저속도 보장제도가 포함돼 있으나 이를 인지하는 이용자가 드문 만큼 가입신청서 본문에 이를 포함하도록 한다. 해당 제도를 고지하고 확인 서명을 받게 하는 작업과 개통 후 SMS 안내도 함께다.

방통위는 통신 업체가 주소지 기준 제공 가능한 상품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주기적으로 현행화하도록 이끈다. 인터넷 가입 신청 때 이용자의 주소를 기반으로 개통 가능한 상품을 안내하는 만큼, 관련 DB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상품 안내에 오류가 없도록 한다.

방통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불완전 제공에도 계약 이어간 KT에 과징금 ‘1억9200만원’ 부과

초고속 인터넷 개통과 관련해서는 시정조치에 나섰다. 방통위는 KT에 과징금 1억92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 인터넷 개통 처리 시 속도를 처리하지 않거나, 측정하더라도 이용 약관상 최저보장속도에 미달한 건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를 고지하지 않고 개통한 것은 금지행위 위반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면 계약 유보나 통지 후 이를 처리해야 함에도 계약을 체결한 행위 또한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한다는 설명을 더했다.

방통위는 통신사가 인터넷 상품 개통 후 개통 처리 내역을 고지하는 의무도 강화하도록 한다. 개통 시 이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공간의 속도를 측정하고 이를 안내하도록 개통 절차를 개선했다. 이메일로 고지하는 개통 처리 내역을 SMS로도 고지하도록 했다.

인터넷서비스 상품별 속도 미측정 및 최저보장속도 미달 개통 현황표 / 방통위
인터넷 상품 관리 부실도 문제…KT 과징금 ‘3억800만원’

초고속 인터넷 시스템 운용에서도 시정조치 결과가 나왔다. 방통위는 10기가 인터넷 관리 부실을 이유로 KT에 과징금 3억800만원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 유튜버 잇섭 사례를 포함해 총 36회선(24명)에서 KT 시스템 오류로 10기가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을 제한한 것은 금지행위 위반이라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문제가 방치되지 않도록 통신사 확인 의무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에 나선다. 이용자가 별도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하지 않더라도 통신사가 이를 매일 모니터링해 문제 발견 시 해당 고객에게 자동으로 요금을 감면하도록 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10월 중에, SK텔레콤은 11월, LG유플러스는 12월에 각각 이같은 제도 개선에 나선다.

통신 업계, 연말까지 인터넷 상품 보상 전담 센터 세운다

최저보장속도 미달 시 보상과 관련해서는 제도 개선이 진행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가 10기가 인터넷의 최저보장속도를 기존 3기가에서 50%(5기가)로 상향하도록 한다. 이용자가 속도 측정 후 계약 기준에 미달하는 속도가 나오면 별도 보상 신청 없이 자동 감면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다. 각 통신사 홈페이지에 바로가기 배너를 추가해 인터넷 속도 측정을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는 개선도 진행한다.

방통위는 각 통신사가 연말까지 ‘인터넷 속도 관련 보상센터(가칭)’를 마련하도록 한다. 속도 미측정 개통과 최저보장속도 미달 개통 가입자를 개별적으로 확인한 후 피해 보상을 진행해 이용자 보상의 적극성을 높이도록 한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이번 제도 개선과 금지행위 위반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향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점검 과정에서 부처 간 협력을 더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초고속인터넷 가입, 이용 절차 전반을 점검해 마련한 개선 사항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점검하겠다"며 "국민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있어 품질 관리, 이용자 피해 예방 등은 통신사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며 "이번 최저보장속도 상향과 보상 절차 개선으로 품질 제고를 위한 통신사의 네트워크 투자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KT, 인터넷 서비스 개선 나서

과징금 및 시정 조치를 받은 KT는 정부의 실태 점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한편, 10기가 인터넷 및 기가 인터넷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8월부터 10기가 인터넷 전체 상품의 ‘최저 보장 속도(SLA)’를 50%로 상향한다. 기존에는 최대속도 10Gbps 상품은 최저 보장 속도가 3Gbps, 5Gbps 상품은 1.5Gbps로, 2.5Gbps 상품은 1Gbps였다. KT는 최저 보장 속도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기 위해 가입 신청서에 최저속도 보장제도를 상세하게 고지하고 이용자 확인 서명을 받는다. 상품명은 최대속도 중심으로 개편한다.

또한, KT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신규 가입 또는 상품 변경 고객에게 발송하는 문자 메시지에 최저 속도 보장 제도 관련 안내문을 추가한다. 해당 안내문에는 최저속도 미달 시 보상 신청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된다.

요금 자동 감면 프로세스도 도입한다. 고객이 KT홈페이지 내 ‘인터넷 품질 보증 테스트 페이지’에서 5회 속도를 측정한 후, 측정 결과가 상품 별로 정한 최저 보장 통신 속도보다 3회 이상 낮게 나올 경우 당일 요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KT AS 기사의 현장 점검을 신청하는 기능도 10월 추가된다.

KT 측은 "프로세스 개선과 함께 인터넷 시설 중 일부 운영되고 있는 동 기반 시설도 단계적으로 신형 장비 등으로 교체해 고객의 서비스 품질 만족도를 높일 것이다"며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그 동안 저속급 인터넷 서비스만 이용해야 됐던 고객들도 기가 인터넷을 비롯해 IPTV, CCTV 등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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