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없고 이미지 깎이고’ 삼성 올림픽 마케팅 딜레마

입력 2021.07.22 06:00

올림픽 메인 스폰서인 삼성전자가 23일부터 개최될 예정인 도쿄올림픽 마케팅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 속 최악의 환경에서 펼쳐져 국내외 여론이 좋지 않다. 스폰서 지위를 활용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간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 만큼 홍보 기회를 놓치기에도 부담이 크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개회식에는 스폰서 기업 대표가 참여하는데, 23일 있을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과 관련한 불참 움직임이 확산한다. 일본 주요 매체에 따르면, 19일 최고위 스폰서인 도요타자동차와 NTT, NEC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개막식 불참 입장을 밝힌 데 이어 20일에는 파나소닉이 유키 쿠스미 사장의 개막식 불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997년 IOC와 TOP(The Olympic Partner) 후원 계약을 체결했으며, 톱 스폰서로서 무선통신과 태블릿·노트북·데스크톱 PC 등 전자 기기를 후원한다. 2018년 IOC와 계약 연장 당시 수천억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올림픽을 통해 쏠쏠한 홍보 효과를 누린 만큼 도쿄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에서 손을 놓기 어렵다. 다만 최근 분위기상 전면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2018년 12월 서울 호텔신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028 LA 올림픽까지 삼성전자의 후원을 연장하는 조인식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와 일본 현지 분위기를 살피면서 마케팅 활동을 소극적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오프라인이나 언론을 통한 홍보는 최소화 하되, 비대면 중심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배구 여제’ 김연경 등 세계 최정상급 1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 갤럭시’를 통해 갤럭시 브랜드를 알린다. 김연경 선수는 20일 인천국제공항에 미출시 된 갤럭시워치4를 차고 나타나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선수 전원에게는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21 5G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 1만7000대쯤 제공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올림픽 에디션 / 조선일보DB
올림픽 기간 현장에 오지 못한 세계 스포츠 팬과 미디어 관계자를 위해 가상 기술을 활용한 웹사이트 ‘삼성 갤럭시 도쿄 2020 미디어 센터’와 ‘삼성 갤럭시하우스’도 개설했다.

삼성 갤럭시 도쿄 2020 미디어 센터는 3D 화면으로 구성했다. 올림픽 및 패럴림픽 관련 실시간 뉴스와 사진을 볼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에는 16일 갤럭시 하우스를 오픈했다. 갤럭시하우스에서는 올림픽 관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최상층에는 BTS 셀피존이 자리했다.

삼성전자는 13일 유튜브 채널에 ‘새로운 올림픽’이라는 제목의 네오 QLED 8K TV 홍보 영상을 올렸다. ‘TV 속에 무한 관중이 모이고’, ‘집관(집에서 관람하는 것)이 직관이 되는’ 등 멘트로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 시국에 올림픽을 주제로 광고가 나가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 효과가 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 TV 등 가전제품 특수는 옛말이 됐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당시 글로벌 TV시장은 2015년 대비 역성장했다. 도쿄올림픽에 따른 TV 교체 효과도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펜트업 수요가 지난해부터 2분기까지 이어졌고, 백신 접종이 증가하면서 하반기 TV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후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에도 최고경영진의 현장 방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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