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만5000개소의 공공 와이파이 전국 구축을 위한 설비 공사에 상당 시간을 쏟고 있다. 통신 설비를 지중화(전선을 땅에 설치하는 일)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공사 절차와 규모가 작지 않다. 정부는 설비 공사만 마치면 마무리 작업을 빠르게 진행해 연말까지 구축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자체 협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경우 연내 계획이 실패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공공 와이파이 전체 누적 개소 현황과 전망치 인포그래픽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가 밝힌 공공 와이파이 전체 누적 개소 현황과 전망치 인포그래픽 / 과기정통부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공공 와이파이 1만5000개소를 신규 구축할 예정이며 설비 구축과 관련한 공사에 상당 시일을 투입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 8월 공공 와이파이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2022년까지 3년간 공공 와이파이 총 4만1000개소 구축에 돌입했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 1만개, 2021년 1만5000개, 2022년 1만6000개의 공공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를 단계적으로 확산한다. 과기정통부는 2월 발표를 통해 2020년 총 1만22개소의 AP를 신규 구축했다며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IT조선 확인 결과, 과기정통부는 상반기가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통신 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통신 설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지중화 작업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 허가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경우, 연내 목표한 1만5000개의 AP 설치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 중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맡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관계자는 "통신 공사의 경우 일부 지역의 지중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지중화를 하려면 굴착 공사가 필요한데, 이건 구간에 따라 지자체 인허가가 필요한 곳이 있다 보니 (추가로) 허가 작업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공공 와이파이 구축 목표치인 1만5000개소보다 더 많은 지자체 수요를 요청받았다. 공공 와이파이 구축을 요청받은 곳 중 현장 조사 등의 실사를 마치고 적합한 곳에서 통신 설비 공사를 진행하는 상태다. IT조선이 올해 목표치 대비 구축된 공공 와이파이 비율을 과기정통부에 물었지만 명확한 수치를 얻지 못한 배경이다.

과기정통부 네트워크기획과 관계자는 "(공공 와이파이 AP를) 한 개씩 짓는 게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아직은 뚜렷한 퍼센트(%)로 말하긴 어려운 상태다"며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려면 전선 공사를 (먼저) 마쳐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설비 구축 공사만 마무리되면 마무리 단계인 AP 설치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게 과기정통부 입장이다.

해당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연내 목표치 달성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연말 설비 구축이 완성되면 그때 AP를 붙여 사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AP 설치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