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단말과 관련 서비스가 늘면서 5G 가입자 수가 6월 들어 1600만명을 돌파했다. 고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5G 특성상 트래픽(데이터 전송량)도 14만테라바이트(TB)를 넘기며 급증했다. 향후 소비자 대상(B2C)과 기업 비즈니스 대상(B2B) 5G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가입자와 트래픽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5G 품질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은 조속히 풀어야 할 과제다.

5G 형상화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5G 형상화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6월 41만TB 기록한 5G 트래픽…5G 단말·가입자 수 모두 증가세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5G 단말과 관련 사용처가 늘어난 결과 5G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최근 집계해 발표한 6월말 기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5G 트래픽은 41만7310TB다. 16만9898TB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와 비교하면 145.6% 늘었다. 전년 동기 5G 트래픽은 4G(LTE)보다 26만3748TB 적었지만, 3월 처음으로 월간 트래픽에서 4G 트래픽을 넘겼다. 6월에는 4G 트래픽보다 6만3928TB 많았다. 4G와 5G 트래픽 이용량이 골든크로스 한 후 격차가 확벌어지는 추세다.

5G는 4G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고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고용량의 데이터를 요구하는 실감형 콘텐츠가 5G 대표 콘텐츠로 떠올랐다. 고화질 동영상 시청도 문제없다. 여기에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수 분야에서 5G 활용 사례가 확대한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5G 특성은 5G 요금제 사용 패턴에서도 드러났다. 5G 요금제 중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상품의 트래픽이 일반 상품의 트래픽보다 두드러졌다. 3G, 4G 요금제에서 발생하는 차이보다 컸다. 데이터 사용 부담 없이 5G를 활용할수록 다량의 트래픽이 발생한 셈이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6월 기준 5G 무제한 요금제의 전체 트래픽은 31만8871TB로 일반 요금제 트래픽(9만8226TB) 대비 3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준 4G 무제한 요금제 트래픽은 23만3574TB로 일반 요금제(10만5983TB)보다 2배 많다.

5G 가입자 수도 증가세를 이어간다. 6월 기준 5G 가입자 수는 1646만5468명이다. 전년 동기(737만15명)보다 123.41% 증가했다. 4월 들어 1500만명대 가입자 수를 돌파한 데 이어 6월에는 1600만명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 가입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 보이지만 이는 스마트폰 신형 출시와 연관이 있다는 게 이통 업계 해석이다. 연내 2000만명이 5G에 가입할 전망이다.

이통 업계 한 관계자는 "1월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이자 5G를 지원하는 갤럭시S21을 내놓으며 1분기 5G 가입자 수에 영향을 미쳤다"며 "2분기에는 별다른 단말 출시가 없음에도 5G 가입자가 늘었기에 증가세가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수요를 반영하듯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비중이 늘어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국내에서 나오는 스마트폰 중 5G 지원 단말의 비중이 8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인 1900만대 중 약 1650만대가 5G 지원 단말이다. 2020년 5G 단말 비중이 전체의 4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해 만에 38%P가 증가하는 것이다.

5G 소비자 불만은 극복과제

이통 업계는 향후 5G 전용 콘텐츠가 확대하고, 기업 대상(B2B) 5G 서비스가 다양화하면서 5G 트래픽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중대역인 3.5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에서 5G 사용이 두드러지는데, 고대역인 28㎓ 주파수 대역으로 5G 활용 범위가 확대하면 트래픽은 더 늘 수 있다.

다만 5G 서비스를 둘러싼 시장 우려와 소비자 불만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최근 28㎓ 대역의 5G 서비스 확대를 위해 실증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하지만 고주파 특성상 기술 한계가 발생하다 보니 다방면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이통 3사가 5G 상용화 초기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20배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자랑한다며 5G를 홍보한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이같은 속도는 이론상 28㎓ 대역에서 가능하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3.5㎓ 대역에선 LTE 대비 3~4배 빠른 속도를 보장한다. 최근 일부 소비자는 이통 3사를 이유로 과장 광고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라며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측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데이터 사용이 늘었으며, 5G 전용 최신 단말기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5G를 선택해 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통신사는 소비자에게 5G 커버리지나 속도 등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