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이과: 당연히 물이 되겠지
문과: 봄이 오겠지
문과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복잡한 과학적 인과관계보다는 현상의 이면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누워서 과학 먹기』(페이스메이커)의 신지은 저자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경영을 전공하고, 아나운서로서 경제방송을 진행했던 뼛속까지 문과인이었다. 수학과 과학을 끔찍이도 싫어하고, 그에게 물리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매한가지인 존재였다. 그런 그가 과학에 눈을 뜬 건 2015년 아프리카 공식 과학 방송 ‘곽방TV’의 진행을 맡으면서부터다.
"2시간 동안 한 가지 과학 이슈를 풀어나가는 ‘생방송’에서, 젊은 ‘과학자들’ 사이에 앉아, 문과 대표로 과학 이야기를 ‘듣고’, 동시에 ‘진행’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참 고역이었다." 당연히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혹시나 잘못된 지식을 전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그날그날의 방송 주제를 글로 써가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도서관에 들러 일주일에 몇 권씩 닥치는 대로 관련 서적을 읽었다."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그리고 이제는 고백한다. "과학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과학과 인문학으로 갈린 세상이 아니라 이 둘이 합해져서 만들어내는 큰 가능성을 상상"하게 됐다고. 그 노력의 흔적들이 이 책에 담겼다.
신지은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84쪽 | 1만6000원
#10줄 요약 #챕터2 물리,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힘으로 가득하다
1. 달이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뉴턴은 복잡한 사고실험을 거쳤다. 이른바 ‘뉴턴의 대포’라고 알려진 실험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뉴턴은 여기서 ‘누군가 높은 산에서 포탄을 빠르게 발사할수록 포탄이 더 멀리 나아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실험과 마찬가지로 달도 누군가 빠른 속도로 던졌다고 가정해보자. 달은 직선으로 쭈욱 나아가 지구를 떠나 저 먼 우주로 달려가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지구가 잡아당기는 통에 갈 만하면 당겨지고, 갈만하면 당겨져 달은 결국 지구를 돌게 된다. 지구 역시 돌고 있기 때문에 달과 지구가 부딪힐 일은 없다.
2. 빛이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은 그야말로 갈등의 연속이었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그의 저서 『광학』을 통해 빛이 운동하는 ‘입자’로 구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크리싀안 호이겐스라는 과학자는 빛이 입자가 아닌 ‘파동’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논란을 잠재운 건 1800년대 초 토마스 영이란 영국 과학자의 ‘이중 슬릿 실험’이었다. 빛을 아주 얇게 구멍 낸 종이 2개에 통과시킨 결과, 그 뒤의 스크린에 서로 다른 밝기의 빛이 물결친 것이다. 뉴턴의 말대로 빛이 작은 입자들의 뭉침이었다면 나타날 수 없는 결과였다.
3. 태양이 너무나 무거운 나머지 태양계의 시공간은 태양을 중심으로 움푹 꺼져 있다.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km로 직진하던 어린왕자의 편지는 태양 주위의 움푹한 공간을 만나면 마치 미끄럼틀에 몸을 맡기듯 공간을 그대로 타고 우리 눈에 도착한다. 그러니 이 사실을 모르고 들어온 방향을 향해 아무리 화살을 쏘다댄들 화살은 절대 그 별에 닿을 수 없다. 어린왕자는 다른 곳에서 애타게 우리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4. 그(아인슈타인)가 만든 복잡한 식에 따르면 우주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겐 시간의 팽창이 일어난다,. 시간이 더 천천히 간다는 것이다. 동시에 공간의 길이는 줄어든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에서의 1시간이 지구에서 7년이었던 이유다. 복잡하게 느껴지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정리해보자면 유일한 절대시간과 공간이란 없다. 내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내 시공간은 달라진다.
5. 1919년 아서 에딩턴이 개기일식이 태양 빛이 가려진 틈을 타 태양 뒤에 있는 별빛을 관찰하는 데 성공한다. 만일 시공간에 휘어짐이 없어 빛이 직진으로 이동했다면 절대 우리 눈에 닿을 수 없는 별이었다. 마침내 우리가 찾던 어린왕자의 별이 태양 뒤에 있다는 걸 발견한 것이다.
6. 그(아인슈타인)는 시간을 유연하고, 늘어나기도 하며, 심지어 순서가 바뀌기도 하는 것으로 봤다. 그는 "연인과 함께 보내는 1시간은 1초로 느껴지겠지만 뜨거운 난로 위에 앉아 있는 1초는 1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라며 시간의 ‘상대성’을 강조했다. 아인슈타인은 ‘절대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표면에서, 달에서, 비행기에서 시간은 다 다르게 흐른다는 것이다.
7. 그렇다면 아직도 왜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하지 못하는 걸까? 그(아서 에딩턴)는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른다’는 열역학 제2법칙을 예로 들어 엔트로피의 증가가 시간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세상은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우주는 에너지와 물질의 출입이 없기 때문에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그는 이것을 절대 뒤로 돌릴 수 없는 ‘시간의 화살’이라고 했다.
8. 양자 역학이 얼마나 어려운지부터 설명해야겠다. 양자역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양자 역학을 연구하면서 머리가 어지럽지 않은 사람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다. 스티븐 호킹은 "슈뢰딩거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슈뢰딩거를 총으로 쏘고 싶다"는 과격한 표현을 쓰며 양자역학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9. 영화 ‘아이언맨' 속의 ‘토니 스타크’가 가슴에 품고 다닌 아크 원자로는 현실에서 가능한 일일까. 태양의 핵융합을 지구상에서 태현하려면 온도가 1억℃는 되어야 한다고 한다. 1,500만℃이든 1억℃이든 아마 플라즈마가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었다면 상상도 하기 전에 우리 모두가 녹아버렸을 것이다. 결국 36.5℃의 체온을 가진 사람은 감내하기 힘든 게 ‘아크 원자로'란 말이다.
10. 빛이 ‘음굴절'하게 만드는 메타물질은 빛의 친척인 전자파나 음파 등 다른 파동들도 바꿔버릴 수 있다. 메타물질로는 전자파를 피해 가게 할 수도 있다. 메타물질을 천장에 발라 놓으면 층간 소음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메타물질을 발라놓은 마스크를 쓰고 전화를 하면 지하철에서도 마음껏 통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악당이 메타물질을 뒤집어쓰고 내 옆에 와서 원고를 쓰고 있는 나를 훔쳐본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도 끼친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
- 현태호 깃랩 한국 지사장 "단일 데브옵스 플랫폼 깃랩 15, 기업 비즈니스 돕는다"
- [IT 북마당]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 · 데브옵스 도입 전략 외
- 깃랩, 데브옵스 단일 플랫폼 깃랩14 선봬
- [10줄 서평] 피닉스 프로젝트 "위기에 빠진 IT 프로젝트를 구하라"
- [10줄 서평] 개발 함정을 탈출하라…"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길"
- [10줄 서평] 임태규의 '텐서플로 라이트를 활용한 안드로이드 딥러닝'
- [10줄 서평] 홍성원의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10줄 서평] 냉장고를 여니 양자역학이 나왔다
- [10줄 서평] 실리콘밸리 리더십…마이클롭 애플 테크 리더가 꼽은 30가지 리더십 비법
- [10줄 서평] 데이터 분석가의 숫자유감…"만화로 배우는 업무 데이터 분석 상식"
- [10줄 서평] 37년 주식투자 전문가가 전하는 합리적 투자의 조건
- [10줄 서평] 자본 생존 전략은 임팩트 투자와 ESG
- [10줄 서평]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 [10줄 서평] 임창환의 브레인 3.0 "인류의 미래는 AI와 뇌공학이 바꾼다"
- [10줄 서평] “김 팀장, 예측이 아니라 추론을 해야죠!"
- [10줄 서평] MBA 마케팅 필독서 45
- [10줄 서평] 김재필의 'ESG 혁명이 온다'
- [10줄 서평] 이재환의 자바 프로그래밍 입문
- [10줄 서평] "AI는 어떻게 기업을 살리는가"…김경준·손진호의 AI 피보팅
- [10줄 서평] 조원경의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 [10줄 서평] 윤영호의 '그러니까, 영국'
- [10줄 서평] 컨테이너 인프라 환경 구축을 위한 쿠버네티스/도커
- [10줄 서평] 데브옵스 도입 전략
- [10줄 서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마케팅 시작하기
- [10줄 서평]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38가지 실전 훈련법"
- [10줄 서평] 산제이 굽타의 '킵 샤프 늙지 않는 뇌'
- [10줄 서평]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 [10줄 서평] 데이터 스토리…"데이터를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방법"
- [10줄 서평] 알고리즘 윤리
- [10줄 서평] 프라이버시 중심 디자인은 어떻게 하는가
- [10줄 서평] 김호섭 등 6인의 '일본, 한국을 상상하다'
- [10줄 서평] 시오노 나나미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10줄 서평] 지금 모빌리티에 투자하라
- [10줄 서평] 린 AI…"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실용적 방법"
- [10줄 서평] AI하라…누구나 AI가 필요한 시대
- [10줄 서평] 비전공자를 위한 첫코딩 챌린지
- [10줄 서평] 윤석남·김이경의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10줄 서평] 최종, 최최종…엑셀 탈출 '구글 스프레드시트 제대로 파헤치기'
- [10줄 서평] Tucker의 Go 언어 프로그래밍
- [10줄 서평] 김규봉·박광혁의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
- [10줄 서평] 이다혜의 '내일을 위한 내 일'
- [10줄 서평] 존 리의 '부자되기 습관'
- [10줄 서평] 맥 쓰는 사람들을 위한 mac OS 완전정복
- [10줄 서평] 수포자를 위한 '친절한 딥러닝 수학'
- [10줄 서평] 이명호의 디지털 쇼크, 한국의 미래
- [10줄 서평] 김난도의 '마켓컬리 인사이트'
- [10줄 서평] 리처드 윌린의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10줄 서평]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
- [10줄 서평]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의 서
- [10줄 서평]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10줄 서평] 사피 바칼의 '룬 샷'
- [10줄 서평] 자외선이 당신을 늙게 한다
- [10줄 서평] 정여울의 '1일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수업 365'
- [10줄 서평] 김시덕의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 [10줄 서평] 곽재식의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 [10줄 서평] 유닉스의 탄생
- [10줄 서평] 데이터 쓰기의 기술
- [10줄 서평]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의 '건지 감자 껍질파이 북클럽'
- [10줄 서평] 홍춘욱의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 [10줄 서평]이철승의 '쌀 재난 국가'
- [10줄 서평] 김용섭의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10줄 서평] 이동륜의 인간교
- [10줄 서평] 임홍택의 '관종의 조건'
- [10줄 서평] 홍일립의 국가의 딜레마
- [10줄 서평] 임동근, 김종배의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10줄 서평]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
- [10줄 서평] 이형재의 '직장인 공부법'
- [10줄 서평] 빌게이츠의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 [10줄 서평] 김강원의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 [10줄 서평]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 [10줄 서평] 알터 에고 이펙트 "부캐 열풍, 내 안의 영웅을 끌어낸다"
- [10줄 서평] 니와 우이치로의 죽을 때까지 책읽기
- [10줄 서평] 최은수의 더 위험한 미국이 온다
- [10줄 서평] 미치오 카쿠의 초공간
- [10줄 서평] 윌리엄 퀸·존 터너의 버블:부의 대전환
- [10줄서평] 정연태의 ‘식민지 민족차별의 일상사’
- [10줄 서평] 조산구의 공유경제2.0
- [10줄 서평] 최원석의 ‘테슬라 쇼크’
- [10줄서평] 달러구트 꿈 백화점
- [10줄 서평]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
- [10줄 서평] 니시노 세이지의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10줄 서평] 린더 카니의 팀 쿡(Tim Cook)
- [10줄 서평]라나 포루하의 '돈비이블(Don’t be evil)'
- [10줄 서평]백재현의 '1일 1페이지 그날 세계사 365'
- [10줄 서평] 레베카 패닌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