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네이버 등 '자기사업 우대 금지' 명문화 방침...'검색 중립성' 의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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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8.27 14:47 | 수정 2021.08.27 17:09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등 플랫폼 업체의 '자기사업 우대 행위(self-preferencing)' 금지를 불공정행위로 명문화하고 ‘검색 알고리즘 중립성’ 준수 의무를 부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IT조선이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공정위 ICT전담팀은 온라인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이하 심사지침)에 이런 내용을 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요 빅테크를 타깃으로 만들어진 심사지침에 플랫폼의 '검색 중립성' 의무를 명문화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제조업 등 전통산업을 기초로 한 현행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심사 기준 등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보고, 2020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별도 심사지침 제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공정위가 심사지침에 '검색 중립성' 의무를 명문화한 데는 미국과 유럽에서 일고 있는 빅테크의 ‘자기사업 우대’ 사전규제 논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은 지난 6월 말 5개 빅테크 견제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이 중 ‘미국 온라인 시장의 혁신 및 선택에 관한 법률' 법안에 플랫폼 운영자의 자기사업 우대를 규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법안에는 ‘검색, 랭킹 등을 포함해 플랫폼의 모든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관련해 자신의 제품, 서비스, 사업을 다른 사업자에 비해 우대하는 행위'가 금지 유형으로 담겼다.

유럽도 2020년 초안을 마련한 EU 디지털시장법(DMA)에서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플랫폼은 노출순위에 관해 자기 자신 또는 제3자의 상품·서비스를 다른 제3자의 유사한 상품·서비스보다 유리하게 대우해선 안되고,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노출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2016년에는 구글이 자사 쇼핑 사업을 우대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내렸다. 구글은 유럽 지역에서 시정명령을 이행했다.

또 플랫폼 경제의 양면·다면 시장성을 반영해 공정위의 시장획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도 명문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정위는 기업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따져 시장지배력을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개 기업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기업의 점유율이 75% 이상일 때 이들을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하고, 이들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제재하고 있다.

앞으로 공정위는 주요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매출액 뿐 아니라 가입자 수, 보유 데이터 량, 중개력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시장획정을 느슨하게 할 전망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기업의 시장 획정 입증 책임을 높이는 변화로도 보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는 시장 획정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기업 입증 책임을 해당 기업에 떠넘기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민관 합동 특별팀(TF)에 참여한 관계자는 "실질적 작업은 마무리됐으며 심사지침 개정안은 향후 공정거래법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보다 더 많은 변화를 예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심사 지침은 내부 검토 단계일 뿐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공정위의 기조 변화는 네이버의 자기사업 우대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주요 사업인 스마트스토어(네이버 쇼핑) 영업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오픈마켓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쇼핑 사업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네이버가 최근 해당 ‘자기사업 우대 규제 이슈' 논의로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색 중립성 개념이 애매 모호한 측면이 있어서, 경쟁당국의 판단대로 쇼핑 알고리즘 운영 방식이 상당히 제약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의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97%에서 2018년 상반기 21.08%로 치솟았다.

한편 공정위와 네이버는 쇼핑 검색 알고리즘 변경 정당성을 두고 법정 공방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 검색 결과 노출 과정에서 ‘부당하게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265억원을 부과했다. 네이버가 자신의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 변경해 스마트스토어 상품과 서비스는 검색 결과는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려 경쟁을 왜곡했다고 제재한 것이다. 네이버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면서 지난 25일 첫 재판이 진행됐다.

공정위 측 대리인은 "네이버가 쇼핑 검색 결과에 대한 신뢰를 이용해 자신들의 서비스 입점업체를 검색 결과 상위에 올렸다"며 "자신들의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가 시장을 더 빠르게 장악하게 하려는 명백한 의도를 갖고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조정된 알고리즘 로직은 오픈마켓 등 네이버쇼핑과 계약한 모든 업체에 동일하게 적용됐다"며 "오픈마켓 전체를 단일 쇼핑몰로 취급한 것은 네이버쇼핑과 계약한 당사자가 오픈마켓 당사자이기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네이버쇼핑에서 ‘니트’를 검색한 화면 갈무리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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