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2년형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QD-OLED) TV를 추가한다. 12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 패널을 공급 받고 내년 1월 열리는 CES2022와 ‘퍼스트룩’에서 QD TV를 첫선을 보인다. 출시 시점은 2022년 1분기가 목표다.

삼성전자의 청사진에도 증권가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거래 가능성을 지속 제기한다. 당장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대비 양산능력과 수율에서 앞서 있어서다. LCD 기반 TV 비중을 줄일 경우 이를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OLED TV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내 나온 소문을 일축하며 정중동(조용한 가운데 어떠한 움직임이 있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가운데)로 추정되는 TV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가운데)로 추정되는 TV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삼성전자
7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2250×2500㎜) 기준 월 3만장 생산능력을 갖춘 아산사업장 Q1 라인에서 QD 패널을 생산한다. 8.5세대 패널 1장은 65인치 TV를 3대 만들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100만대의 QD디스플레이 TV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TV 판매량 4900만대의 2%쯤에 불과한 수치다.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평가되는 60% 이상 수율 달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초기 생산량은 1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월 70만대가 넘는 QLED 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소니에도 Q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실제 삼성전자의 QD TV 생산량은 월 5만대 내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기에 QD TV 가격대는 같은 55·65인치 기준 경쟁력이 높지 않은 1000만원대 이상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내심 삼성전자의 OLED 고객사 합류를 마다하지 않는 눈치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전통적인 TV 세트 고객사 이외에 대형 OLED를 충분히 소화하고,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고객이 추가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소니, 파나소닉, 하이얼, TCL 등 일본·중국 메이저 업체에 대형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라며 "새로운 고객 추가 확률에 대한 언급은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설을 해묵은 얘기로 평가한다. 큰틀에서 내년 TV 라인업이 정해졌고, 주력으로 활용하는 LCD 패널 가격도 급등을 멈추고 하락세를 이어가는 만큼 올 상반기와 달리 다급한 입장도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와 LG디스플레이의 WOLED(화이트 OLED)는 같은 OLED 기술이지만, 양산 방식이 다르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는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반면 QD는 청색 OLED 소재를 광원으로 쓰고 QD 필터로 색상을 표현한다. 결론적으로 패널을 서로 혼용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거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이유다.

삼성전자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QD TV의 양산능력과 LG디스플레이 OLED 공급 가능성을 같은 선상에서 보기 어렵고, 내부에서도 더이상 고심하는 이슈가 아닌 것으로 안다"며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초기 생산량이 많지 않은 QD TV의 시장 연착륙을 위한 시간벌기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