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열 재활용한 '이것' 없으면 전기차 보조금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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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09 06:00
국내 시판 전기차가 겨울 등 저온에서 상온과 유사한 주행거리를 유지하도록 요구받으면서 보조금 지급을 좌우하는 히트펌프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저온 주행거리 기준을 단계적으로 올린다. 이미 출시된 전기차는 소급적용을 받지 않지만, 신규·연식변경모델 등은 보조금 수령을 위한 히트펌프 탑재가 필수다.

히트펌프는 차량의 난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차량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처럼 강한 열원이 없는데, 배터리 전력으로만 난방과 열관리를 하면 주행거리 등 효율이 급락한다. 테슬라·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에 없는 엔진 대신 배터리와 모터·인버터 등 차량부품 폐열을 재활용한 히트펌프를 개발해 전기차 저온주행거리와 배터리 온도 관리에 신경쓴다.

현대자동차 전기차인 코나EV와 내부 적용된 히트펌프 시스템 / 현대자동차그룹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보조금 지급 기준 중 하나인 저온 주행거리 기준을 상향한다. 현행상 전기차는 최대 주행거리 300㎞미만은 저온 주행거리 상온 70%이상, 300㎞이상은 저온 주행거리 상온 65%이상을 넘겨야 보조금을 받는다.

상향된 기준은 2022~2023년부터 ▲최대주행거리 300㎞미만은 저온 주행거리 상온 75%이상 ▲300㎞이상은 저온 주행거리 상온 70%이상, 2024년부터는 ▲최대주행거리 300㎞미만은 저온 주행거리 상온 80%이상 ▲300㎞이상은 저온 주행거리 상온 75% 이상으로 변경된다. 400~500㎞이상 전기차는 2024년부터 저온 주행거리 상온의 70%이상으로 상향된 기준을 적용받는다.

환경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저온 주행거리 기준을 상향하자, 개정안 확정이후 국내 출시되는 전기차는 필연적으로 히트펌프 시스템 탑재를 요구받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만큼 강력한 열원이 없어 추위에 취약하기 때문에 외부 공기를 흡수해 난방하는 것 외 배터리 등 내부 부품의 폐열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히트펌프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기차는 난방 외에도 배터리의 성능 유지를 위해 에너지와 열을 사용한다. 전기차 동력원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저온 상황에서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해, 리튬이온의 이동성이 감소하면서 출력과 에너지가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난방이나 열관리를 위한 에너지 모두를 순수한 배터리 전력으로 충당하면 전기차 주행거리는 상온보다 상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완성차 기업은 내부열원이 부족한 전기차 난방과 열관리를 위해 모터·인버터는 물론 내부 전장 부품 폐열까지 히트펌프에 활용 중이다. 전기히터로 전기차를 난방했다면, 저온에서 배터리 온도를 유지하는 열을 전기히터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조중원 한국자동차연구원 센터장(열제어연구센터)은 "전기차 모터 등의 폐열 1㎾를 히트펌프에 사용하면 전환중 소량의 손실은 있겠지만, 남은 폐열로 그만큼 난방에 사용되는 배터리 전력을 줄일 수 있다"며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과도하게 빼앗아 역으로 출력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면, 배터리 성능 저하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기차 배터리의 부피가 큰 만큼 폐열을 어느정도 나눠주더라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히트펌프 폐열 관리에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열만 뽑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하는 온도편차를 관리하는 것이다"라며 "특정 셀이나 부위에서만 온도가 적정수준보다 낮아지면 그만큼 전체적인 전기차 내부 열관리 효율이 낮아지기에, 폐열을 뽑으면서도 각 부품의 요구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히트펌프 적용 유무에 따라 전기차의 상온·저온 주행거리 편차는 상당하다. 히트펌프를 미 적용한 테슬라 모델3(72㎾h 배터리 탑재) 퍼포먼스 모델의 경우, 상온 주행거리는 414.8㎞인데 저온 주행거리는 250.8㎞가 최대다.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의 60%쯤으로 매우 낮아진다.

하지만 히트펌프를 적용한 테슬라 모델3(84.96㎾h) 퍼포먼스 HPL의 상온 주행거리는 480.1㎞·저온 주행거리 415.8㎞다.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의 87%쯤에 이른다. 현대차 코나EV(64.08㎾h 배터리 탑재)도 히트펌프모델의 저온 주행거리는 상온의 90%이상인데 비해, 히트펌프 없는 일반 모델의 저온 주행거리는 상온의 76%쯤으로 크게 감소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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