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슬라' 이끈 테슬라 반값 배터리 수주 한일전(韓日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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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11 06:00
미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한국과 일본 배터리 제조사가 테슬라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지름 46㎜, 길이 80㎜)’ 배터리 납품에 전력을 기울인다. 4680 배터리는 일론 머스크가 이른바 반값 배터리라고 지칭했단 제품이다.

4680 배터리는 삼원계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방식에 원통형으로 제작된다. 수주전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 간 3파전이자 한일전으로 좁혀진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만 생산하는 중국 업체는 대상에서 빠진다.

1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2년부터 4680 배터리를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20㎜·70㎜) 배터리보다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는 16% 늘어나고, 출력은 6배, 용량은 5배 이상 우수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와 드류 베그리노 테슬라 부사장이 2020년 9월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셀 ‘4680’을 소개하는 모습 / 유튜브
테슬라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4680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2022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의 예상이 적중했다. 테슬라는 미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공장에서 4680 배터리를 시범 생산한 뒤 캐나다 온타리오주 마컴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하고, 텍사스와 베를린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에 공급할 계획이다.

4680 배터리는 테슬라의 ‘천슬라(주가 1000달러)’행을 이끈 상징적 제품이기도 하다. 8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CEO가 자기 주식 처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5% 가까이 급락한 1162달러(137만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1000달러(118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 4680 배터리를 ‘반값 배터리’로 부르며 내재화 계획을 밝혔지만 자사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대부분을 기존 협력사에 맡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이 기술 개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4680 배터리 수주전에서 가장 앞선 곳은 테슬라와 2170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해온 파나소닉이다.

외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10월 25일 테슬라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4680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타다노부 가즈오 파나소닉 배터리 부문 책임자는 "조만간 4680 배터리의 상업적 생산 준비에 들어갈 것이며 2022년 3월까지는 일본에서 4680 배터리 시험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가즈오 책임자는 4680 배터리가 테슬라의 강력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발한 것으로, 이를 통해 테슬라와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파나소닉은 최근 삼원계 배터리 제조사들이 병행을 고민하는 LFP 배터리 생산을 배제하고 4680 배터리 개발에 주력해 테슬라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파나소닉 보다는 1년쯤 늦은 2023년에 테슬라에 4680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진출을 선언한 삼성SDI도 테슬라와 협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LFP 배터리 개발에 선을 긋고 4680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사가 파우치형, 각형, 3원계, 전고체, 4680 원통형 배터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요구하고 있어 전지협회에 속한 모든 소재사와 제조사는 그에 맞춰야 한다"며 테슬라를 고객사로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로 인해 배터리 형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원통형과 LFP 기술을 고도화 하는 제조사가 늘어나고 있다"며 "테슬라가 4680 배터리도 공급사 다변화 전략을 취할 것이 유력해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순차 납품하면서 삼성SDI도 일부 물량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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