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스노우플레이크가 한국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이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이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20년 9월 뉴욕 증시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700억달러(84조원)을 넘어서며 더욱 주목을 받는 기업 자리를 꿰찼다. 9일(현지시각) 기준 스노우플레이크 시총은 1133억달러(133조600억원)다. 기업가치가 130조원이 넘는다.

프랭크 슬루트만 스노우플레이크 CEO(왼쪽)와 존 로버트슨 APJ 사장 / 스노우플레이크
프랭크 슬루트만 스노우플레이크 CEO(왼쪽)와 존 로버트슨 APJ 사장 / 스노우플레이크
스노우플레이크는 10일 한국 진출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사 설립 소식을 알렸다. 강형준 전 클라우데라코리아 지사장이 신임 한국 지사장으로 선임됐다. 스노우플레이크는 8월말부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서울 리전)에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한컴MDS, SK C&C 등 국내 기업과 협업을 시작했다.

프랭크 슬루트만 스노우플레이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시장이다"며 "수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지금이 한국 시장 진출의 적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데이터사일로(데이터가 조직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않고 사업 부문이나 개별 부서 단위로 고립돼 활용되는 현상)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데이터클라우드는 단순 데이터웨어하우스에서 진화한 개념으로 6가지 데이터 워크로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스노우플레이크에 따르면, 기업은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 엔지니어링 ▲데이터 웨어하우징 ▲데이터 레이크 ▲데이터 사이언스 ▲데이터 쉐어링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 등을 할 수 있다.

데이터 클라우드는 기업 내부 인프라(온프레미스)에서 데이터를 받아 공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사용자나 데이터의 위치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고객사가 단일 클라우드가 아닌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복수의 클라우드를 활용하더라도 하나의 데이터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다. 서비스형플랫폼(PaaS)인 만큼 사용한 정도에 따라 비용을 낸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국내 주요 파트너인 SK C&C는 앞서 국내 미디어 회사를 대상으로 기술검증(PoC)을 한 결과, 데이터 처리속도는 70% 향상하고 컴퓨팅 처리비용은 50%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기열 SK C&C 디지털 플랫폼 총괄(왼쪽)과 강형준 스노우플레이크 한국지사장 / 스노우플레이크
이기열 SK C&C 디지털 플랫폼 총괄(왼쪽)과 강형준 스노우플레이크 한국지사장 / 스노우플레이크
이기열 SK C&C 디지털 플랫폼 총괄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 경우는 데이터를 잘 다루지 못한 경우다'며 "지난 몇 년간 퍼블릭 클라우드를 유행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인프라만 도입하는 것은 반쪽짜리 디지털전환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위에 올라가는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모두 클라우드화돼야 궁극적인 가치가 나오는 것이다"며 "데이터 수집과 정제에 너무 많은 비용과 시작이 들이다 보니 알고리즘 활용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는데, 스노우플레이크와의 협업을 통해 대용량의 반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훨씬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총괄은 현재 AWS 리전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향후 애저와 구글클라우드, 공공 시장을 위한 국내 클라우드로 확장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한국에서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대기업과 전자상거래·디지털뱅크 등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강형준 스노우플레이크 한국지사장은 "글로벌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대기업과, 퍼블릭 클라우드를 쉽게 받아들이는 산업군에 우선 집중하려고 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결과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국내 다양한 MSP, SI 등과 한국에 맞는 파트너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클라우드 빅3(AWS, MS애저, 구글클라우드)와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존 로버트슨 아시아태평양지역(APJ) 책임은 "클라우드 빅3가 제공하는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별점은 우린 데이터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며 "클라우드 빅3의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이자 경쟁사인 독특한 입지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