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가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 신작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규제당국은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게임에 돈이 집중되면 규제당국이 문제 삼는 ‘사행성’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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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이 NFT 게임 개발과 전략 수립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이자 플레이투언(P2E)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레이댑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했다. 넷마블은 NFT 게임 출시를 위해 전담 연구개발 조직을 설립했다.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 역시 자사 지식재산권(IP)에 NFT를 결합한 게임을 출시하기로 했다. 컴투스는 NFT거래소를 만들고 자체 토큰까지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게임 업계의 분주한 분위기와 달리 게임물관리위원회나 국회의 움직임은 미온적이다. 특히 게임위는 NFT 게임 허용불가 입장을 고수한다. 국회 역시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의 허용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사행성이 이유다.

김규철 게임위 위원장은 최근 열린 ‘그래서, 메타버스가 뭔데?’ 토론회에서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에 등급분류를 불가처분으로 내린 것은 게임법상 ‘사행성'이 이유다"라며 "게임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게임위가 등급분류 허가를 내릴 일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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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도 게임의 NFT화로 인해 자칫 사행성이 조장될 수 있다는 점에는 부정하지 못한다. 일례로 전문가들은 웹보드게임이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으로 변모했을 경우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바다이야기는 파친코와 유사한 형태의 게임을 만들어 슬롯머신을 게임 합법화 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등장했다. 그러나 상품권과 결합하며 사행성 도박 게임으로 변질됐다.

이를 이유로 전문가들은 웹보드게임으로 인해 불법 환전이 양성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웹보드게임이란 온라인 판 고스톱, 포커, 바둑, 장기 게임이다. 접근성이 좋아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난이 따라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교수)은 "웹보드게임은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화폐로 NFT가 아니더라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며 "지금은 환전이 불가한데 만약 블록체인 기반의 재화를 사용하게 되면 가상화폐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웹보드게임을 막을 수 있는 논리적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매크로' 범람을 우려했다. 게임에서 발생한 재화를 NFT나 블록체인으로 바꾸고 이를 또 현금화 하게 되면 매크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위 교수는 "게임사도 피해를 입긴 하지만 멀쩡히 게임을 즐기는 다른 이용자에게도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며 "게임 체계가 무너져 게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