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어둑어둑한 고양 킨텍스 제 2 전시관 속 단상 한 곳으로 시선이 집중됐다. 천장의 조명이 어지러이 교차하며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오프닝을 맡은 제프 매너링 아우디폭스바겐 아우디 부문 사장 옆을 비췄다. 흰 천막이 걷히자 자동차 보닛에서 반사된 불빛이 사방으로 퍼졌다. 화려한 연출로 등장한 주인공은 아우디의 초고성능 전기차였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가 아우디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대단원을 막을 올렸다. IT조선은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장에서 2021 서울모빌리티쇼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 오프닝부터 웅장함이 넘쳐난 서울모빌리티쇼는 예전 서울모터쇼를 계승한 행사다. 2년 주기로 열리는 서울모빌리티쇼는 원래 상반기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하반기에 개최됐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가 기존 ‘모터쇼’라는 이름을 쓰지 않은 것은 ‘자동차’만으로 완성차 업계와 이동 영역을 다 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름 변경 사례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개최지는 70년만에 뮌헨으로 바뀌었고, 이름도 ‘IAA 모빌리티 쇼’로 변경됐다.
정만기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장은 개막 선언문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UAM 등 완성차 시장 변화 중심에는 기술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며 "서울모빌리티쇼는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새로 태어나겠다.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위주로, B2C에서 B2B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완성차 중심에서 기술 위주로 변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랜만에 슈퍼카들이 한 곳에 운집돼 전시된 모습은 눈을 즐겁게 했다. 완성차 기업 대표진이 신형 자동차 모델을 현장에서 직접 공개하는 모습도 단순히 서면으로 출시 소식을 접하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공들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과 차량을 감싼 천막을 걷기전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연출이 돋보였다.
하지만 2019년 서울모터쇼 대비 행사 규모가 줄어든 모습은 숨길 수 없었다. 고양 킨텍스 제 1, 2전시장을 모두 사용했던 과거와 달리, 2021 서울모빌리티쇼 행사장은 제 2전시장에 국한됐다. 참가 업체 숫자도 크게 줄었다. 재규어와 한국GM, 르노삼성, 토요타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 상당수가 참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이 컸다.
관람객들의 관심도 전기차로 쏠렸다.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조기 소진에서 보듯, 국내 운전자들의 전기차 관심과 구매도는 현재 꽤 높다. 2021년은 아이오닉5와 EV6, GV60, 타이칸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서 다양한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출시했기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더 쏠렸다.
자녀와 함께 26일 2021 서울모빌리티쇼를 찾은 박 모씨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모하비 차량을 교체할 생각이었다"며 "다음차는 친환경차로 생각하고 있어는데, 최근 출시된 전기차를 확인하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방문했다"고 답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