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모바일 강자 퀄컴의 미래 먹거리다. 어쩌면 벌써 자리를 확고히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스냅드래곤이 벌써 50개가 넘는 메타버스 기기에 장착됐고,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사장과 알렉스 카투지안(Alex Katouzian) 수석부사장이 대내외 메타버스 홍보대사로 뛰어다닌다. 5G 상용화와 비대면 시대 확장은 퀄컴의 메타버스 영역 확장에 힘을 싣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하와이에서 진행 중인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에서 메타버스 시장에서의 강점에 대해 여러차례 소개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은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워치, 이어버드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됐다. 사용자가 어느 지역에 살건 관계없이 퀄컴 칩을 장착한 제품 하나 쯤은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퀄컴이 구축한 에코시스템에 나도 모르게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가상회의에 나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오른쪽)과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구 페이스북) CTO 겸 리얼리티랩스 총괄 모습. 이들은 가상 공간에서 개성있는 아바타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했다. / 공동취재단
메타버스 환경에서 가상회의에 나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오른쪽)과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구 페이스북) CTO 겸 리얼리티랩스 총괄 모습. 이들은 가상 공간에서 개성있는 아바타를 활용해 회의를 진행했다. / 공동취재단
아몬 사장은 "현재 상용화한 메타버스 제품 50개쯤에는 스냅드래곤이 탑재됐다"며 "퀄컴은 클라우드를 보완하는 온디바이스 AI와 함께 고성능임에도 저전력인 제품 특성을 활용해 메타버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도주자 입지를 보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1일 기조연설자로 나와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구 페이스북) CTO 겸 리얼리티랩스 총괄과 즉석에서 10분간 메타버스 기반 가상회의를 진행했다. 아몬 사장은 "메타와 퀄컴은 수년 전부터 메타버스 분야에서 협력을 해 왔다"고 말했는데, 보스워스 CTO는 이에 화답해 "오늘 보여주는 회의 장면은 양사가 오랫 동안 비밀스럽게 지속한 협력 없이는 구현이 불가능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아몬 사장과 보스워스 CTO는 스마트폰의 다음 단계가 ‘증강현실’ 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오른쪽)과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 / 이진 기자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오른쪽)과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 / 이진 기자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 행사를 진두지휘한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의 생각도 결이 같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앞으로는 안경을 쓰고 디지털 물건과 실제 세계간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며 "셀롤러 네트워크를 활용한 독립적 안경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분야의 미래에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준비는 잘 됐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분야가 더 확장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메타버스 공간 속 아바타를 통해 정기적으로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며 "이 때가 되면 지인을 초대한 후 새로 구입한 차량을 보여주거나 태워줄 수 있고, 필요하면 기념 사진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퀄컴은 메타버스에 연결된 장치라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필요한 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며 "퀄컴은 해당 기기가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기능과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신호 대기 시간을 줄이고 5G 네트워크 이상 속도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하와이(미국)=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