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사업자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서 갈등 중이다.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을 따르느냐 아니냐를 두고 역차별 문제가 제기됐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국내외 사업자에 동일한 규정을 적용했다고 반박하지만 근거를 공개하지 않는다. 갈등을 풀 열쇠는 해외 사업자가 맺은 세부적인 계약 조건 내용이지만, 사업상 비밀에 속해 털어놓지 않는다. 결국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1년 6월 기준 음원 서비스 시장 사업자별 점유율 비교 그래프 / 모바일인덱스
2021년 6월 기준 음원 서비스 시장 사업자별 점유율 비교 그래프 / 모바일인덱스
6일 문체부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서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논란이 크다. 멜론과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사업자는 특정 규정에 근거해 음원 수익을 창작자와 나눠야 하지만,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 등 해외 사업자는 이를 피해간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은 ▲한국음악권저작협회(음저협)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 등 4개 신탁 관리 단체가 협의해 만든 것이다.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은 문체부 승인을 받은 후 시행된다.

해당 규정에서는 음원 스트리밍 사용료를 배분할 때 창작자가 65%를 가져가고 사업자가 35%를 받는다고 나온다. 창작자가 가져가는 65%는 음반 제작자(48.25%)와 음악 실연자(6.25%), 음악 저작권자(10.5%) 등이 포함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업계는 해외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가 국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해당 규정에 따른 계약을 맺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해당 규정이 가이드라인 성격을 띠다 보니 해외 사업자가 따를 필요가 없어 사업상 자율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는 법적 효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해도 규정을 따르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는 그렇지 않다"며 "특히 유튜브뮤직은 영상 스트리밍 형태로 음원을 제공하면서 일반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보니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문제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체부는 관련 규정이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튜브뮤직 역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대상에 최근 포함됐다고 밝혔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 모바일 앱 이미지 / IT조선 DB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 모바일 앱 이미지 / IT조선 DB
문체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음원) 서비스를 한다면 음악 사용료 징수 규정을 적용받는 것이 원칙이며 국내외 사업자 간 차별은 없다"며 "유튜브뮤직 서비스의 경우 2020년 12월 음악 사용료 징수 규정을 개정하면서 관련 조항인 24조에 영상물 전송 서비스 조항을 포함해 적용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은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과거 맺은 계약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새로운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유튜브뮤직이 규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업계가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다. 새로 계약을 맺더라도 가이드라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규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국내외 업체 간 역차별 문제의 해결법 찾기는 쉽지 않다. 국내 사업자가 지적하는 내용을 확인하려면 해외 사업자와 국내 창작 단체가 맺은 계약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사업 비밀에 속하는 만큼 공개 가능성이 작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과거 한국 사업자 중심이었지만, 최근 해외 사업자가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유튜브뮤직은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서 사업을 확대하다 보니 두드러진 경쟁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사업자를 향한 역차별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고 밝혔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통계 자료를 보면, 6월 기준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 1위 사업자는 멜론이다. 뒤로 지니뮤직과 유튜브뮤직, 플로, 바이브, 카카오뮤직이 순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뮤직은 6월 372만명의 월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2020년 6월(178만명)과 비교해 109% 증가했다. 국내외 사업자를 포함해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서비스였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