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페트병 상품이 늘었다. 용량도 작게는 250㎖부터 많게는 1000㎖ 까지 다양하다. 소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360㎖ 유리병과 비슷한 400㎖ 상품이 인기다. 주류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홈술족이 늘어난 것이 페트병 소비를 늘렸다고 분석한다. 가성비 높은 구성과 재활용이 쉽다는 것이 소주 페트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소주 매대 / 김형원 기자
대형마트 소주 매대 / 김형원 기자
‘처음처럼'의 롯데칠성음료와 ‘참이슬', ‘진로'의 하이트진로는 소주 상품을 다양한 패키지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기본이 되는 유리병과 휴대용으로 만들어진 종이팩과 포켓페트, 용량이 큰 플라스틱 페트병 등이다.

소주 페트병 상품 중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 것은 400㎖ 용량이다. 유리병과 크기와 모양, 가격이 비슷한데 용량은 40㎖ 더 많아 애주가들로부터 사랑받는다는 평가다.

주류업계는 유리병이 아닌 플라스틱 페트를 도입한 이유를 ‘재활용 편의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주 공병값이 10원 단위일 때 소비자가 미련 없이 병을 버렸지만, 공병값이 100원대로 오르자 그냥 재활용 통 속에 넣기도, 모아서 가져다주고 돈으로 받기도 애매한 존재가 됐다"며 "반면, 페트병은 고민 없이 버릴 수 있고, 무게 또한 가벼워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200·400·500·640·1000·1800㎖ 등 소주 용량이 다변화된 이유에 대해 주류업계는 ‘수요 세분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량이 1병이 채 안 되는 소비자는 200㎖~250㎖, 1병이 조금 아쉬운 사람은 400㎖, 1병 반 정도가 필요하신 소비자는 500㎖ 등 다양한 소비자의 상황별 니즈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며 "각 용량은 긴 시간 동안 시장조사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늘어난 유통채널도 소주 용량 세분화에 한몫했다. 채널별로 소비성향과 매대 구조가 달라 패키지 형태를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식당과 술집의 냉장고와 달리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소주 페트가 판매되는 유통채널은 진열 공간이 넓고 제각각이다"며 "제품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기 위해서는 패키지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용량을 제외한 소주 페트병 중 가성비가 가장 높은 상품은 400㎖ 제품이다.

‘처음처럼’ 400㎖ 페트병은 대형마트를 기준으로 한 병당 138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소주 한잔 용량을 50㎖라고 할 때 ‘8잔'이 나오고, 한 잔당 가격은 ‘172원'으로 계산된다.

그다음으로 가성비가 높은 제품은 500㎖ 페트병이다. 병당 10잔이 나오고, 잔당 가격은 173원이다. 640㎖ 페트는 병당 12.8잔, 잔당 175원이다.

소주의 기본 용량이라 할 수 있는 360㎖ 유리병은 잔당 7.2잔이 나오고, 한 잔당 가격은 177원이다.

최근 주류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홈술족 증가로 업소용 보다 가정용 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지난해 이미 가정용 시장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긴 것으로 추정했다.

주류 구매 금액도 상승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0년 대형 마트 등에서 주류 상품을 구매하는 데 쓴 월평균 소비액은 가구당 1만567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3.7% 증가한 수치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