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고급차 라인업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개인 맞춤형 주문제작인 ‘비스포크’에 몰두한다. 비스포크 서비스는 최근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같은 제품이라도 다른 소비자와 차별화되길 원하는 수요에 맞춰 확대됐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기존에 자동차 구매시 단순히 기존에 준비된 모델에서 차량 외관 색상이나 정해진 인테리어 정도만 선택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좌석 형태 등 차량 내부 구조와 전자 장비, 사용 직물이나 가죽 등 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페라리 반포 전시장에 마련된 페라리 아뜰리에 공간 / 이민우 기자
페라리 반포 전시장에 마련된 페라리 아뜰리에 공간 / 이민우 기자
페라리는 12월 반포전시장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뷰-풀 체인지’ 행사를 열었다. 테일러 메이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인 페라리 아뜰리에와 페라리 모델 등을 소개했다.

페라리 테일러 메이드 프로그램은 2011년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페라리의 비스포크 서비스로, 1950~60년대 개인 차량 색상을 직접 선택했던 과거 전통에서 콘셉트를 따왔다.

페라리 아뜰리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기호에 맞춰 페라리 차량을 주문제작할 수 있다. 공간에 직접 보고 느끼고 선택할 수 있도록 차량에 사용되는 직물과 휠, 색상을 실제 전시한다. 적용된 옵션 등은 화면을 통해 제공되는 3D 컨피큐레이터 기능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페라리 아뜰리에 설명을 맡은 유민규 페라리 과장은 "대시보드부터 실내 마감재나 엠블럼 등 다양한 요소를 맞춤형으로 주문할 수 있다"며 "이큅먼트 분야에서는 ADAS(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등의 선택도 가능하다. 개성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기에, 고객들이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실제 이미지를 본 후 옵션을 변경하고 오더를 다시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규어 랜드로버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레인지로버SV에 대한 SVO 서비스 / 재규어 홈페이지 갈무리
재규어 랜드로버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레인지로버SV에 대한 SVO 서비스 / 재규어 홈페이지 갈무리
재규어 랜드로버도 비스포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플래그십인 대형SUV 레인지로버의 5세대 모델 올 뉴 레인지로버를 출시하면서 강화된 SVO(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를 선보였다. SVO 서비스는 비스포크 모델인 레인지로버 SV에 선택가능한데, 5세대 올 뉴 레인지로버의 구성 가능한 조합은 최대 160만개쯤이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렉서스도 11월 공개한 렉서스 LC의 2022년형 쿠페, 컨버터블 모델에서 비스포크 빌드 패키지를 선보였다.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스포일러에 대한 선택이나, 차의 지붕에 쓰이는 소재를 탄소섬유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올해 비스포크 관련 인력 모시기에 나섰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 포지셔닝을 위해 비스포크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스페셜 에디션이나 커스텀 서비스부터 방탄격벽차량 등 각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