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가 2021년 호실적과 넉넉한 수주잔고와 바탕으로 내년에도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춤한 모습을 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카이) 역시 미래사업을 바탕으로 비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LIG넥스원은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2492억원, 영업이익 770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각각 12.1%, 80.1% 증가한 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LIG넥스원이 1조8260억원, 영업이익 106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ADEX 2021 LIG넥스원 부스/LIG넥스원
서울 ADEX 2021 LIG넥스원 부스/LIG넥스원
LIG넥스원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수주잔고 때문이다. 수주잔고란 아직 이행되지 않은 금액을 일컫는다. 공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올 3분기 기준 6조7566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 중이다. 방산업계 특성상 4분기에 수주가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LIG넥스원이 올해 9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2020년 말 수주잔고인 7조3000억원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연말 신규 수주도 지속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29일 공시를 통해 방위사업청(방사청)과 자항기뢰 후속양산, 130mm 유도로켓 2차 양산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각각 777억원, 637억원이다. 27일에는 방사청과 고성능개량단말 등 4종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는데 계약금액은 1636억원이다.

초대형 수주도 임박했다. LIG넥스원은 UAE와 천궁Ⅱ 협상을 마무리짓고 계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초 계약을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형 페트리어트 미사일인 천궁Ⅱ양산에는 2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IG넥스원의 경우 유도탄·교전통제소 제작과 함께 체계 종합을 맡고 있다. 총 4조원 규모의 수출액 중 LIG넥스원의 사업 비중은 2조4000억~2조6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역대급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2022년에도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또 내년에 초소형정찰위성 사업자 등이 선정될 예정인데, 소형위성은 LIG넥스원이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어 이 사업 역시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의 방산부문 중간시주사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 4조4412억원, 영업이익 30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 79.9%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로스페이스가 올해 매출 6조3590억원, 영업이익 37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가 2022년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8일 공시 자료를 살표보면 한화디펜스는 방사청과 화생방정찰차-II(차량형) 후속양산 외 53항목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6877억6670만원이다.

또 한화디펜스는 최근 호주 육군에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액은 K9 자주포 7941억원, K10 탄약운반장갑차 1379억원 등 총 9320억원 규모다. 한화시스템 역시 방사청과 60억원 규모의 K1E1전차 성능개량 포수조준경 체계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잔고 역시 넉넉하다. 3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방산부문 계열사 수주잔량은 31조원이다.

K-방산 빅3 중 하나로 꼽히는 카이는 위 LIG넥스원, 한화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카이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7654억원, 영업이익 712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4.4%, 52.6% 감소한 수치다.

관련업계에서는 카이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420억 원, 영업이익 1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13.6% 줄어드는 것이다.

콜롬비아 방산전시회 한국항공우주산업 부스 / 한국항공우주산업
콜롬비아 방산전시회 한국항공우주산업 부스 / 한국항공우주산업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 침체로 인해 카이의 대표 민수사업인 기체부품사업 매출이 크게 줄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또 완제기 매출 감소 및 수리온 납품지연 역시 카이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이는 기존 사업과 더불어 미래사업 추진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이는 완제기 수출 회복을 위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또 차세대 중형위성, 국방위성 개발사업 등에 참여하며 우주 관련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며, 도심항공모빌리티(이하 UAM) 관련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잔고 역시 17조6898억원으로 내년도 실적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이 관계자는 "미래 사업 위주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도화 되는 우주산업에 발맞출 계획이며 UAM 사업도 준비하고 있어 내년에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