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출시한 차세대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특징 중 하나는 최신 DDR5 메모리뿐 아니라 기존 DDR4 메모리도 지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쇼핑몰의 제품 의견란이나 관련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DDR4로 구성하면 DDR5보다 전반적인 성능이 낮게 나올까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이는 현재 12세대 프로세서의 시장 반응이 다소 미지근한 이유 중 하나다. 이왕이면 DDR5로 구성하고 싶은데, 현재 PC용 DDR5 메모리가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서 지갑을 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테스트 시점 기준 DDR5용 보드와 메모리는 이전에 진행한 DDR5 시스템의 테스트 결과와 비교했다. 성능 비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드웨어 설정과 구성을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하고, 운영체제(윈도11)와 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도 동일한 버전을 사용했다.
앞선 DDR5 시스템에서 사용한 메모리는 4800㎒의 속도로 작동하는 하이닉스의 PC5-4800 32GB(16x2) 제품이고,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DDR4 메모리는 XMP(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제조사 지정 고성능 모드) 기준 3200㎒로 작동하는 지스킬사의 16GB(8x2) 제품이다.
일반 업무 환경 성능 테스트
우선 일반 업무 환경에서의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UL벤치마크의 ‘PC마크10’, ‘프로키온 벤치마크’와 밥코(BAPCo)사의 ‘크로스마크’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물론, 시스템 구성과 조합,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 다를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일반 오피스 업무 환경 기준으로 DDR4 기반 시스템이 DDR5 기반 시스템에 크게 뒤지지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게임 성능 비교 테스트
게임 쪽에서도 성능 비교를 진행했다. 기본적인 게임 성능 벤치마크 도구인 UL벤치마크의 ‘3D마크’의 점수와, CPU 성능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풀HD 해상도(1920x1080)에서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 2종(배틀그라운드, 섀도 오브 툼레이더)의 자체 벤치마크 테스트 및 프레임률 측정을 진행했다. 그래픽카드는 양쪽 모두 지포스 RTX 3080 Ti를 사용했다.
이는 DDR5 시스템의 경우 프레임율이 오르내리는 정도가 DDR4 시스템보다 낮은, 좀 더 안정적인 게임 프레임을 유지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배틀그라운드 때와 마찬가지로, DDR5 시스템에서의 프레임 변동폭이 훨씬 적은 편이다. 즉, 전체적인 프레임율이 조금 떨어지긴 해도 프레임율이 들쑥날쑥하지 않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하는 셈이다.
물론, 이번 테스트에는 ▲서로 다른 메인보드 제조사 ▲메모리 용량의 차이 ▲DDR5 메모리가 일반 제품인 데 반해 DDR4 메모리가 나름 고성능 제품이라는 점 ▲테스트 시기의 차이로 인한 윈도11의 최적화(업데이트) 차이 등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도 많았다.
좀 더 전문적으로 파고들면 DDR5 메모리 특유의 다소 긴 레이턴시(지연시간)에 비해, 이미 충분히 튜닝되고 최적화한 고성능 DDR4 메모리의 짧은 레이턴시가 메모리 작동속도의 차이를 극복하고 이러한 결과를 불러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12세대+DDR5의 조합과 비교해도 12세대+DDR4의 조합이 결코 나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아직 종류도 얼마 없고 가격도 비싼 DDR5 메모리를 고집하는 것 보다, 이미 성능이 검증된 고성능 DDR4 메모리로 12세대 시스템을 구성하는 게 가격 대비 성능이나 효율성 등에서 오히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인텔은 이번 CES 2022에서 새로운 12세대 프로세서 제품군과 메인보드용 메인스트림급 및 엔트리급 칩셋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CPU는 물론, 메인보드 선택의 폭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새해를 맞아 인텔 12세대 프로세서 기반 PC 구매를 준비하고 있다면 12세대+DDR4 메모리 조합도 추천해 본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