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우 의원 "빅테크 규제 해법은 명확한 규칙의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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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12 06:00
"그 동안 정부여당은 시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개입해 왔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에 맡겨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시장 플레이어가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공정한 규칙을 만들고 공평하게 집행해야 한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신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그는 이재명 후보 캠프의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시장의 ‘효율적'인 정부 개입 범위를 고민하고 있다. 공정시장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의 효율적인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동일 행위 동일 규제’의 원칙을 적용한 합리적 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IT조선은 저서 <두 발로 선 경제>에서 플랫폼을 포함해 경제와 시장에 대한 철학을 정리한 이용우 의원을 만나, 그가 고민하는 현실적 플랫폼 규제와 촉진을 위한 방안을 물었다.

이용우 의원의 고민은 공정한 규제의 정의에서 시작된다. 그에게 있어 공정한 규제란, 동일한 행위와 기능을 하는 기업에 같은 잣대와 룰을 적용하고 공평하게 규정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빅테크를 대상으로 ‘토종성'을 앞세워, 특혜를 주거나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그는 "플랫폼의 본질적 기능이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중개'다"라며 "공정거래법상 백화점 같은 중개자 기업이 ‘부당지원행위'로 규제되는 내용은 빅테크에도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와 판매자가 만나는 공간을 창출하고 자회사의 상품을 눈에 띄게 노출시키거나 자회사 서비스만을 우대하는 행위(자기사업우대)는 ‘부당지원'이다"라며 "공평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해외에서는 플랫폼의 이같은 빅테크식 경영방식에 규제 논의가 활발하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초대형 빅테크가 이해상충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인 분리나 회계 분리 대안까지 고민된다.

이 의원은 ‘현실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정치란 여러 이해관계자가 설득해 나가는 점진적인 과정 그 자체다"라며 "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설득시키면서 점진적이고 누적된 대안을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우 의원 / 이용우 의원실 제공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후보 직속 전환적공정성장위원회 부위원장,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 부위원장, 선거대책위원회 공정시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 부본부장 등을 맡고 있다."

―역할이 상당히 많다.

"공정시장위원회에 가장 많은 무게를 뒀다. 당의 경제 정책과 규제에 대한 접근법을 새롭게 구상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그간 우리 정부는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개입하는 것을 선호해왔다. 그러다보니까 시장 기능을 왜곡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공정시장위원회는 시장 플레이어에 공정하고 공평하게 적용되는 규칙을 명확하게 세우고 그것을 집행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ㅡ이재명 후보는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지 않나.

"그건 후보를 향한 약간의 오해라고 본다. 추진력이 좋다 보니까 마치 시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고 생각할 수 있을 듯 하다.

공정시장위원회를 출범하며 정부 개입과 방향에 많은 논의를 했다. 그 결과 우리의 역할은 시장에 맡겨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아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시장 플레이어가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공정한 규칙을 만들고 집행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그 철학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ㅡ 어떤 경우에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나.

"시장 플레이어가 온전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응급환자를 마주한 의사와 같다. 경제 주체가 죽어가고 있다면 우선 살려놓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

지난해 12월 15일 공정시장위원회 출범식에서 코로나19 국면에서 ‘손실보상 확대와 사전적 위험분담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선지원 방식의 손실보상과 재정 중심의 소상공인 지원으로 전환해야 시장 내 플레이어를 살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정시장위원회가 왜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시장 플레이어가 모두 죽고 나면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 무분별한 개입을 최소화하되 현 국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개입을 한다는 방향성 하에서 고민한 내용이다."

ㅡ플랫폼 이야기를 해보자. 플랫폼 시장 주체가 건강하게 경쟁하고 성장하려면 정부가 어디까지, 어떻게 개입해야 한다고 보나. 시장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에 난색을 표한다. 또 건전한 성장을 막을 수 있는 규제라고 지적한다.

"플랫폼은 다양한 거래를 중개하는 공간이다. 백화점과 본질적으로 같다. 고객을 모아 물건을 거래한다. 백화점은 어떤 상품이나 브랜드가 입점해 물건을 판매할지 이를 책임지고 선별한다. 그런데 만약 자신들이 상품을 만들고, 그 상품을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먼저 내놓는다면?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다.

플랫폼의 본질도 거래를 중개하는 곳이기에 마찬가지로 심플하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의 이런 부당지원행위에는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

ㅡ플랫폼의 자기사업우대 행위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럼 그 규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공정위도 심사지침을 통해 자사우대행위가 플랫폼의 불공정행위라고 본다고 정리했다.

"우선 소비자에게 자기사업이 무엇인지, 자신이 광고를 받은 상품이 무엇인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보를 정확하게 주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버를 예로 들면, 네이버는 검색 사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커피를 검색했을 때에 광고를 받고서 노출하는 커피 콘텐츠가 나온다.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자신들이 광고를 받고, 대행을 하고서 상품을 노출했다는 것을 투명히 공개해주는 것. 그것이 가장 우선해야 한다."

ㅡ지금도 네이버는 광고를 받은 검색 콘텐츠를 명확히 표시하고 있다.

"네이버 예를 들었지만 이는 쿠팡이든 배민이든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단 의미다. 그리고 네이버 또한 자신이 시장을 만들고 사람이 모이고 이 안에서 장사를 중개한다면, 광고든 자신의 회사와 관련된 상품이든 먼저 노출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해야 한다. 이는 매우 심플한 개념이다. 그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판단할 수 있다.

또 네이버가 쇼핑 사업을 하면서 네이버페이만 쓸 수 있도록 강요한 행위도 규제해야 한다. 카카오페이, 토스를 쓰면 안되나? 네이버 쇼핑에서 네이버페이를 쓰면 더 큰 리워드를 준다. 이는 고객 선택을 줄인 행위다. 결국 이러한 자사우대행위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수익을 챙겨준 셈이다. 이를 규제해야 한다."

ㅡ네이버가 쇼핑사업 안에서 네이버페이라는 선택권만 제공하는 것, 자사우대로 접근하고 규제해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네이버 주주와 네이버 파이낸셜 주주는 다르다. 결국 수익을 옮겨준 것이다. 네이버 주주들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말이다."

ㅡ그러면 이같은 유형의 자사우대는 하지 못하도록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미국 빅테크 규제안에는 기업 분할, 회계 분할에 대한 주장도 나온다. 아예 플랫폼이 자기 사업을 우대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인 사전규제를 하자는 취지다.

"쪼갠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자사우대 같은 빅테크 기업의 이해상충 문제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는 쪼개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선을 투명성 규제로 출발할 수 있다. 그건 공시를 통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은 자회사에 계약을 줄 때 이를 공시한다. 공시했을 때에 보고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속하면 이를 공정위가 조사할 수 있다.

플랫폼도 마찬가지로 접근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은 입점 사업자와 플랫폼 운영 기업이 서로 다르다. 어떻게 계약을 했는지 시장에서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해상충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서 기업 분할하고 쪼개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ㅡ이런 관점에서 보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상대적으로 굉장히 약한 정도의 접근 아닌가?

"그렇다. 출발로 보면 된다. 플랫폼이라고 해서 빅테크라고 해서 괜스레 특별하게 보는 걸 경계하자는 접근이다. 공정시장위원회의 접근도 그렇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행위를 구제하고 있으니까, 그것과 같은 기조와 잣대를 가지고 플랫폼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ㅡ결국 공정이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시장 주체에 같은 잣대를 놓고 보자는 의미로 이해하면 되나.

"그렇다."

ㅡ네이버웹툰이 운영하는 시리즈에서 같은 중국 웹툰이 중복 연재된 적이 있었다. 살펴보니 한 작품은 합법이 아니라서 내리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런 경우 법적으로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 또 NFT마켓이 형성되는데, 저작권이 확인되지 않은 ‘가짜 NFT’가 유통돼 투자자가 피해를 입어도 이를 마켓이 책임질 의무도 없다. 어떻게 보나?

"고객 입장에서 봐야 한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작품을 구매했다면 그것은 네이버가 단순히 중개만 했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 네이버는 판매 과정에서 수수료를 가져간다. 수수료를 가져갔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고객은 네이버 플랫폼을 믿기에 당연히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은 작품을 소비했을 것이라고 본다. 즉 온라인 플랫폼이 큐레이션이나 선별의 역할을 했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가져갔다면 그에 상응하는 중개 거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중개만 했다'라고 말해선 안된다."

ㅡ플랫폼의 본질이 중개인데, 중개를 했을 때 플랫폼이 관여한 정도에 따라서 책임을 질 수 있는 규제가 제시되야 한다는 뜻인가? 이는 공정위가 추진중인 전자상거래법에도 담긴 문제의식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미국에서 빅테크 분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분할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플랫폼이 규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동일한 역할을 한다면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한다. 플랫폼 본질은 중개다. 우리는 중개만 할 뿐이다라고 말하는 건 뒤집음면 결국 소비자를 철저히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난다는 소리가 된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연속 가능성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ㅡ구글 같은 해외 빅테크를 충분히 규제하고 있는지, 결국 국내 토종 빅테크의 성장만 옥죄는 결과로 돌아온다라는 반론도 있다.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다. 구글과 페이스북을 잘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우리도 들여다보지 말라는 이야기다. 정부는 해외 빅테크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시키기 위해 정확히 들여다 봐야만 한다. 정확한 룰과 규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만 이제 막 성장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어느정도 구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ㅡ공정위는 빅테크의 스타트업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도 규제를 정비한다. 빅테크 기업은 성장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몸집을 불려도 제대로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위도 그 부분을 검토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경쟁 제한성이 있고 수직적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네트워크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규제라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보진 않는다.

행위의 내용을 봐야 한다. 구글이 유튜브 인수했을 때 유튜브 시장과 구글의 시장이 다르다고 봤다. 때문에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쉽게 승인을 해줬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옛날과는 조금 다르다고 보게 됐다.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뒤늦게 평가될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룰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그 룰을 만들어야 할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다."

ㅡ경쟁을 위한 공평한 룰을 계속 이야기하는 듯 하다.

"경쟁의 룰을 잘 세팅해주면 그 안에서 새로운 성장이 역동적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하고 공평한 룰은 매우 중요하다.

공정시장위원회에서 다루고자 하는 게 그런 내용이다. 지금 시대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나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소수다. 가령 수소경제나 에너지 전환 같은 것들을 하고자 할때 민간이 감수하기엔 리스크가 너무나 큰 투자다. 그 위험부담을 정부가 함께 공유하는 것 정도다. 정부가 모든 걸 다할 수 없다."

ㅡ플랫폼 규제에 반발이 너무 심하다. 온플법도 거의 1년 이상 공회전이다.

"반발이 있다고 해서 문제를 방치할 순 없다. 설득을 하고 논의해 풀어가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이 후보의 강점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행정을 했기에 이해관계끼리 조정해 나가는 실용주의적인 접근법이 몸에 익어있다. 이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설득을 하고, 장애물이 생기면 당장 뛰어 넘기보다 돌아서서 갈 수도 있다. 이런 후보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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