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초는 예년과 조금 다른 분위기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신년에는 기업의 비전과 사업성 혹은 승계 등에 관심이 모였던 것 같다. 올해의 경우 조선・항공・자동차 등 주요 기업의 인수・합병(이하 M&A)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라이벌 간의 M&A라는 흥미로움과 함께 글로벌 조선사, 항공사 탄생이라는 대한 기대감이 맞물려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이하 에디슨)와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M&A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위의 사례와는 다른 관심인 듯하다. 고래를 삼키려는 새우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에디슨은 10일 쌍용차는 M&A 투자체결에 합의하며 인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하지만 M&A 투자체결 과정에서 신뢰와 관련한 잡음이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쌍용차 인수를 위한 에디슨모터스컨소시움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키스톤PE가 투자를 철회하며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키스톤PE 측은 에디슨에 구체적 사업계획서를 요구했고 이를 에디슨이 거절해 투자를 철회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에디슨이 쌍용차 인수 호재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계사인 에디슨EV의 주가가 급등했는데 디엠에이치·에스엘에이치·노마드아이비·아임홀딩스·스타라이트 등 투자조합 5곳은 기존 최대주주가 들고 있던 에디슨EV 주식을 사들이고 몇 달 후 대부분 처분했다. 이로 인해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쌍용차 최종 인수 관련 계획도 불확실하다. 쌍용차는 3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권변재다. 공익채권, 회생채권 등 쌍용차의 채권은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에디슨은 매각주관사인 EY한영과 3048억원가량의 인수금액에 합의했다. 채권 변제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채권 변제 비율 등에 대해 불만을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 정상화 자금도 문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정상화에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키스톤PE의 투자 철회로 자금 확보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의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에디슨 측은 쌍용차 인수 및 정상화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인수자금은 마련했고 정상화 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이지 않은 원론적 답변을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입장에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디슨 자체적으로 정상화 자금 조달 능력이 된다면 이해하지만 이 역시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유일한 계획인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한 산업은행의 대출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돌이켜보면 에디슨은 쌍용차 인수전에 나선 이후부터 구체적 청사진 제시보다는 자신감을 앞세워 왔다. 자신감만 가지고는 최종 관문을 넘을 수 없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고 설득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설득하지 못해 최종 인수가 무산된다면 쌍용차에 큰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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