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사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 위메이드의 위믹스 단기간 대량 매도 의혹, 신작 부재 등 연이은 이슈에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주가 하락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주가 하락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14일 게임 관련 주가 시세를 확인한 결과, 위메이드는 2021년 11월 22일 최고 24만57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14일 기준 13만7000원을 기록했다. 11월 고점 대비 44.2% 떨어진 셈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 11월 17일 58만원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14일 34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11월 고점 대비 40.8% 하락했다. 이들보다 낙폭은 덜하지만 엔씨소프트 역시 2021년 11월 11일 고점 대비 14일 기준 주가가 25.8% 떨어졌다. 넷마블도 11월 11일 고점 대비 14일 기준 주가는 21.4% 하락했다.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해보더라도 게임사의 주가 낙폭은 크다. 2021년 11월 중 코스피 지수는 2일 가장 높은 3013.49를 기록했고, 14일 기준 2921.92를 기록 중이다. 고점 대비 3% 떨어졌다. 코스닥은 11월 중 19일 가장 높은 1041.92를 기록했고, 14일 기준 971.39를 기록 중이다. 고점 대비 6.8% 하락한 것이다.

증권가는 게임주 약세의 원인 중 하나로 확률형 아이템 이슈를 꼽는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 뽑기 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얻은 아이템을 말한다. 획득 확률이 낮은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써야 하지만, 자율 규제로 인해 이마저도 확률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해당 문제로 트럭 시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안철수, 윤석열, 이재명(가나다 순) 등 유력 대선 주자가 연이어 확률형 아이템에 규제 목소리를 내며 주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개별 게임사의 이슈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위메이드가 자사 발행 가상화폐 위믹스를 단기간에 대량 매도했다는 의혹이 일며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코인 가격이 요동쳤다. 일부 위믹스 개인 투자자는 위메이드가 1월 10일 가치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위믹스 5000만개를 매도해 가격이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투자자들은 위메이드의 위믹스 초기 보유량과 최근 보유량을 근거로 내세웠다. 실제 전날인 9일 7000원대를 넘나들던 위믹스 코인의 가격은 10일 47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증권사도 게임주 목표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13일 삼성증권은 크래프톤의 목표 주가를 기존 61만원에서 45만원으로 26.2% 하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목표가를 110만원에서 90만원으로 18.1% 낮췄다. 4분기 실적 부진에 더해 신작의 실적 기여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게임 업계 자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모든 대선 후보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은 게임사 입장에서는 악재다"라며 "위메이드의 경영진 모럴 해저드도 주가에 부정적이었을 것이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플레이어로부터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며 "P2E(Play to Earn)나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같은 핫 키워드에 편승한 게임이 아니라, 고객들이 감동할 수 있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