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 딜' 무산 아쉬움, 밸류체인 시너지로 달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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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18 06:00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인수・합병 무산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모양새다. 메가 조선사 탄생이라는 기대와 한국 조선산업 재편이라는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합병 무산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조선 분야의 기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밸류체인(가치사슬)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대우조선해양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합병이 사실상 무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이하 EU) 반독점 규제당국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EU 법원을 통한 시정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며 항소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결과가 뒤집히기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과거 사례를 돌아봤을 때 결과가 바뀐 경우가 없으며 설령 현대중공업그룹 측이 항소에서 이긴다고 해도 기업결합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후의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

정부가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국내 조선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인수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의 액화천연가스(이하 LNG)선 사업부문을 분리한 뒤 재차 매각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EU는 두 회사의 결합으로 인해 LNG선 시장 내 영향력이 커지고 이로인해 LNG선 선가가 비싸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LNG선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LNG선은 고부가가치 상품이자 두 회사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어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삼성중공업 역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22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19척)보다 많은 수준이다.

조선기업이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가 어렵게 되자 일각에서는 타 분야의 기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이 글로벌 톱티어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업계 개편이 시급한 과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조선업과 연계할 수 있는 타 분야의 기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밸류체인 측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LNG선뿐만 아니라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추진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에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원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있는 기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원료생산과 제품 생산을 같이 할 수 있게 된다.

또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사업도 전개하고 있어 중공업 분야 기업과 합병시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방산 분야에서도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2척의 잠수함을 수주했다. 또 한국형 경항공모함, 차세대구축함과 같은 첨단 함정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 교수는 "조선기업이 인수할 수 없다면 중공업 등 밸류체인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들이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의 경우 수소, 암모니아 등 카본 뉴트럴 및 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해양 플랜트 사업도 있다"며 "선박 기술이 중요한 시점은 아니다. 선박 자체를 볼 것이 아니라 선박에 들어가는 내부 장비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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