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리를 다니다 보면 하늘색 번호판을 단 차량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테슬라의 전기차 유독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실제로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국내 등록된 친환경차 대수가 115만9087대로 전년과 비교해 41.3% 증가했다. 이중 지난해 신규 등록한 전기차는 10만439대로 지난해보다 115% 늘었다.

10만여대의 신규 전기차 중 수입 전기차는 2만5977대(25.9%)로 집계됐다. 특히 테슬라 전기차의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3만2872대로 집계됐다. 전년 테슬라 전기차 등록대수는 1만5103대였는데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테슬라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기의 요인 중 하나는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다. 테슬라는 어떤 완성차 기업보다도 먼저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었다. 또 기존의 완성차에서 볼 수 없는 디자인과 오토파일럿 등 신기술을 탑재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세계적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는 테슬라의 비전 역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테슬라의 기술력이다.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성능 역시 테슬라가 자신하는 만큼 완성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워싱턴포스트(이하 WP) 등 외신은 테슬라 전기차 모델 일부에서 차량이 달리다 갑자기 멈추는 ‘팬텀 브레이킹 현상'이 발생한다는 민원이 늘어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크루즈컨트롤(자동차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기능) 기능을 이용할 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단차, 도장, 누수 등 기본적인 부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차량의 가격을 큰 폭으로 조정하는가 하면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있었다. 또 차량 구매를 취소해도 주문 수수료를 돌려주지 않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사회환원에 인색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점유율 상승과 함께 경영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공시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2020년 매출 7162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95.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29.6% 늘었다.

그런데 테슬라코리아의 공시 자료에 기부금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테슬라가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2년간 한국에 단돈 1원도 기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테슬라의 행보가 과연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불릴 만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본질에만 매몰돼 기업의 가치 및 책임은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책임을 다 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한다. 소비자 없는 기업은 없다. 이것은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기업도 마찬가지임을 명심해야 한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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