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및 관련 제품군을 대상으로 주목할 제품을 살펴보는 ‘2022년 디바이스 기대주 특집’을 마련했다. 주목할 제품을 통해 올 한 해 제품 트렌드도 제시한다. 새학기, 새출발을 앞두고 PC 및 주변기기를 구매하려는 이들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디바이스를 쉽게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주]

PC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지난 2021년은 아픈 기억을 남겼다. 여러 기대작 게임들이 게이머들에게 실망감을 안겼지만 무엇보다 ‘그래픽카드 대란’으로 원하는 사양의 ‘게이밍 PC’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이 나와도 즐기기 위한 ‘수단’이 없으니 아쉬웠을 듯하다.

2022년 새해에도 그래픽카드 대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엔비디아에서 상황을 타개할만한 새로운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3050’을 선보였다. 다양한 PC 제품 및 부품 가운데 2022년 기대주로 그래픽카드를 선정한 것도, 이 제품 덕분이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50 OC 트윈엣지 그래픽카드 / 최용석 기자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50 OC 트윈엣지 그래픽카드 / 최용석 기자
지포스 그래픽카드 전문 브랜드 ‘조텍’의 ‘게이밍 지포스 RTX 3050 OC’ 제품을 통해 지포스 RTX 3050이 어떤 그래픽카드이고, PC 게임 시장의 기대주로 꼽는 이유를 정리해봤다.

지포스 RTX 3050은 엔비디아가 지난 2020년 말 첫 선을 보인 암페어(Ampere)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30시리즈’의 막내격 GPU다. 첫 제품인 지포스 RTX 3080, 3070이 출시된지 무려 1년하고 3개월이 더 지난 시점에서 등장한 보급형 GPU이기도 하다.

듀얼 팬 구성으로 냉각 효율을 높인 조텍의 지포스 RTX 3050 제품. / 최용석 기자
듀얼 팬 구성으로 냉각 효율을 높인 조텍의 지포스 RTX 3050 제품. / 최용석 기자
엔비디아의 작명법 기준으로 보급형을 의미하는 50번대 제품으로 나온만큼 상위 고사양 모델과 비교해 외형이나 구성적으로 단촐한 모습을 보인다.

샘플로 소개하는 조텍의 RTX 3050 제품도 2개의 냉각팬과 대형 방열판을 탑재해 냉각 성능을 높인 것을 제외하면 외형적으로는 상위 모델에 비해 평범한 편이다. 3060 이상 제품에는 측면 쿨러 가이드에 화이트 LED를 적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 3050은 ‘조텍 게이밍’로고와 ‘지포스 RTX’ 문구가 심플하게 인쇄된 것이 전부다.

조텍 RTX 3050 제품의 경우 후면 전체를 덮는 메탈 백플레이트를 채택했다. / 최용석 기자
조텍 RTX 3050 제품의 경우 후면 전체를 덮는 메탈 백플레이트를 채택했다. / 최용석 기자
카드 뒷면에는 기판 보호와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한 알루미늄 메탈 소재의 백플레이트가 달려있다. 전체 카드 길이는 약 22㎝를 넘지만, 실제 기판 길이는 약 15.5㎝에 불과하다. 나머지 길이는 확장된 방열판과 냉각팬, 백플레이트가 차지한다.

실제로, 타사 모델 중에는 냉각팬을 1개만 탑재하고, 방열판도 기판 길이만큼만 채택한 소형 모델도 나와있다. 일부 제조사에서 선보인 3팬 모델이 아닌 이상, 2팬 이하로 나온 RTX 3050은 대다수의 PC 케이스에 문제 없이 장착할 수 있는 크기다.

3D마크 타임스파이 항목의 벤치마크 점수 결과. 보급형 라인업 다운 그래픽 점수를 보여준다. / 최용석 기자
3D마크 타임스파이 항목의 벤치마크 점수 결과. 보급형 라인업 다운 그래픽 점수를 보여준다. / 최용석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이다. 우선 그래픽카드의 기본적인 게임 성능을 수치화해 표현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3D마크-타임스파이’ 테스트에서는 6269점의 그래픽 스코어를 보여준다. 이는 이전 지포스 20시리즈의 동급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지포스 GTX 1650보다 좀 더 나은 성능이다.

다만 이는 이전 세대 메인스트림급 모델 ‘RTX 2060’에 비해서는 살짝 못 미치는 성능이다. 지금까지 나온 지포스 30시리즈가 전체적으로 이전 20시리즈의 상위 등급 모델보다 한발씩 앞선 성능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배틀그라운드에서 풀HD 해상도와 3울트라 옵션 기준 평균 180 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발휘한다. / 최용석 기자
배틀그라운드에서 풀HD 해상도와 3울트라 옵션 기준 평균 180 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발휘한다. / 최용석 기자
최근 무료화로 사용자가 다시 늘고 있는 고사양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풀HD(1920x1080) 해상도에서 ‘올-울트라’ 그래픽 옵션 기준 평균 80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제공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3-울트라’ 옵션으로 조정하면 평균 170~180프레임까지 껑충 뛴다. 120㎐ 이상 고주사율 게이밍 모니터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이다.

또 다른 고사양 패키지 게임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풀HD 해상도와 ‘가장 높게’ 그래픽 옵션 기준 평균 90프레임 안팎의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주로 혼자서 즐기는 패키지 게임은 평균 60프레임이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성능의 기준임을 고려하면 충분하고도 남는 성능이다.

패키지 게임인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에서도 풀HD 해상도와 ‘가장 높게’ 그래픽 옵션 기준으로 평균 90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패키지 게임인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에서도 풀HD 해상도와 ‘가장 높게’ 그래픽 옵션 기준으로 평균 90프레임 안팎의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을 꼽아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롤)’, ‘스타크래프트2’, ‘오버워치’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배틀그라운드나 툼레이더 등의 게임보다 요구 성능이 훨씬 낮다. 즉, RTX 3050만으로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인기 게임들을 최상급 화질과 퍼포먼스로 맘껏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포스 RTX 3050은 엔비디아의 50번대 보급형 그래픽카드 최초로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딥러닝 슈퍼샘플링(DLSS)’ 같은 엔비디아의 최신 RTX 기술을 지원한다. 최신 인공지능 기술로 화질 저하는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게임 퍼포먼스는 높일 수 있는 DLSS 등의 기능을 활용하면 RTX 3050 역시 단순 벤치마크로 보이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갖췄다.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50 OC 트윈엣지 제품의 GPU-Z 정보. 보급형 라인업이지만 최신 RTX 그래픽 기술을 지원한다. / 최용석 기자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50 OC 트윈엣지 제품의 GPU-Z 정보. 보급형 라인업이지만 최신 RTX 그래픽 기술을 지원한다. / 최용석 기자
등장한 타이밍도 절묘하다. 중상급 이상 그래픽카드는 암호화폐 채굴 수요로 그래픽카드 대란인데다, 가격도 최대 3배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본래 주력 모델 역할을 해야 할 지포스 RTX 3060의 가격이 무려 PC 본체 한 대 수준인 80만원~90만원대다. 소비자들이 게이밍PC 구매를 사실상 포기했던 이유다.

쓸만한 성능을 갖춘 지포스 RTX 3050은 특가 기준 30만원 후반~40만원 초반대, 일반가 기준 40만원~5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적당한 가격에 쓸만한 그래픽카드를 찾던 게이머들이나, 그래픽카드 가격이 정상화되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지포스 RTX 3050은 그간 제대로 게임을 못한 PC 게이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제품이다. / 최용석 기자
지포스 RTX 3050은 그간 제대로 게임을 못한 PC 게이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제품이다. / 최용석 기자
물론, 지포스 RTX 3050은 디스플레이(모니터)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퍼포먼스도 눈에 띄게 떨어진다. 최대 4K급 초고화질로 게임을 즐기려는 ‘마니아’들이 쓰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명확한 제품이다. 그럼에도, 당장 풀HD 해상도라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그래픽카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고급형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정상화되거나, 차세대 그래픽카드가 출시 될 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 이번 지포스 RTX 3050의 최대 의의라 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가 여전히 기능을 부리는 만큼 아직은 집 밖에서 자유롭게 놀고 즐기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포스 RTX 3050으로 그동안 장만 못했던 게이밍PC도 갖추고, 쌓아놓고 구경만 했던 게임들을 하나씩 즐기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것은 어떨까.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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