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이후로 폭발적으로 사용이 증가하면서 주방 풍경을 바꾼 제품이 있다. 바로 전기레인지(Electric Stove)인 ‘인덕션 레인지’(이하, 인덕션)다. 인덕션은 2010년대 이후 새로 건설된 오피스텔 등에 빠르게 보급됐다. 2016년 55만대였던 숫자가 2020년쯤에는 100만대를 넘겼다.

인덕션의 장점은 별도의 가스 설비 없이 건물, 주방 내 전력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스 설비를 설치 하기 위한 부대 공사가 줄고, 같은 숫자의 화구(火口)를 설치할 때도 가스레인지보다 값이 저렴한 경제적인 장점도 존재한다.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통해 냄비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 / 밀레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통해 냄비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 / 밀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덕션의 비밀은 ‘전자기유도’과 이를 통해 형성되는 ‘와전류(渦電流)’에 있다. 전자기유도는 쉽게 설명하면 구리 등으로 만든 도선(코일) 주변에서 자석 등으로 자기장을 변화시킬 시 전압 발생하며 전류를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인덕션 내부는 원형으로 촘촘히 둘러싼 코일로 이루어져 있다. 인덕션의 원형 코일에 고주파 교류 전류를 흘리면, 수시로 방향이 변하는 교류자기장이 만들어진다. 이 자기장 위에 전기가 잘 흐르는 후라이팬 등 도체를 올리면, 소용돌이 전류인 ‘와전류’가 형성된다.

후라이팬 등 도체에 형성된 와전류는 금속의 전기 저항과 만나 충돌하게 된다. 와전류와 전기 저항의 충돌은 전기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유도가열 현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인덕션 위에 올려진 후라이팬 등 도체가 뜨거워져 조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인덕션 레인지의 내부 간략화도 / 한국화재보험협회
일반적인 인덕션 레인지의 내부 간략화도 / 한국화재보험협회
인덕션Iinduction)이라고 부르는 이름 역시 이런 전자기유도를 이용한 와전류, 유도가열을 통한 작동방식을 담고 있다. 영어 단어 인덕션은 유도(誘導), 감응(感應) 등을 의미한다. 유도 가열 역시 영미권에서 ‘IH(Induction Heating)’으로 표시된다.

우리가 인덕션을 사용하기 위해 전용 냄비나 그릇 등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도 전자기유도 특성에서 비롯된다. 인덕션의 원리인 전자기유도와 와전류, 유도가열을 활용하기 위해선 냄비나 그릇이 성분이 전기에너지를 열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저항을 보유해야 한다.

인덕션에서 흔히 활용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철 주물 후라이팬이나 냄비 등은 와전류를 충분히 전도할 수 있을 만큼 전기전도율을 보유하고 있고 저항도 꽤 높다. 반면, 인덕션에서 대부분 활용하기 어려운 순도 높은 알루미늄이나 구리 제품은 저항이 지나치게 낮다. 저항이 낮은 만큼 열을 발생시키기 어렵기에 특수한 처리를 통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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