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내에서 같은 스톡옵션 이슈임에도 불구,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로 400억원대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별다른 논란없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슨 차이일까.

윤호영 대표(사진)는 신주교부 후 매각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스톡옵션 행사가 아닌, 차액보상형으로 진행했다. 차액보상형은 행사가격과 시가의 차액을 정산해 회사 돈으로 주는 형태의 스톡옵션이다. 25만주 중 일부라고만 알려졌는데, 정확한 규모는 3월말 공시를 통해 나올 예정이다.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윤 대표의 성과를 보상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가 윤 대표에게 제시한 스톡옵션 행사 조건은 세전이익 1300억원, 고객수 1300만명이다. 이 조건을 충족해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해졌다.

차액보상형 스톡옵션은 회사 돈으로 지급하는 거라 행사 시 회사 부채가 증가한다. 금융당국도 이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회사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액보상형은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당국의 규정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도 "회사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형태이니 회사가 책임경영 측면에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크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제표에 영향을 줄 만큼 개인의 스톡옵션 행사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봤다"며 "카카오뱅크는 현재 자본 비율이 굉장히 좋은데 행사 금액이 몇 십억 정도 규모라면 부채에 영향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 돈이 빠져나간 만큼, 주주들의 심리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카카오페이 이슈를 겪은 이후 일종의 트라우마다. 실제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월 19일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4만185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보다 3.35% 하락한 바 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