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기다렸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공지글을 읽고 디데이 설정을 위해 핸드폰을 들었다. 판매는 2월 28일과 3월 2일, 4일, 7일, 9일 등 5개. 초반 경쟁이 심할테니 전략상 7일을 구매일로 잡았다.

CCCV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한 ‘영이의숲 꽃카 NFT’. / CCCV NFT 갈무리
CCCV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한 ‘영이의숲 꽃카 NFT’. / CCCV NFT 갈무리
결전의 날인 7일 오후 5시. "띠리링" 알람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구매 창을 켰다. ‘CCCV NFT 마켓플레이스’에 접속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블로코XYZ가 운영하는 국내 사용자를 위한 NFT 제작 및 거래소다.

목표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사원증을 목에 건 ‘꽃카 #001’이다. 사회초년생 같은 외형에 동질감을 느껴 꼭 내 것으로 하고야 말겠다는 열망에 사로 잡혔다.

마켓플레이스 홈페이지 상단에 위치한 검색창에 작가명을 검색하니 알록달록 귀여운 이미지가 나왔다. 기쁨도 잠시, 정작 판매중인 작품은 ‘꽃카 #007’ 1개뿐. 우비같은 것을 뒤집어 쓴 녀석뿐이었다. 이마저도 팔릴까 손을 떨며 본격적인 결제를 진행했다. 작품을 클릭하자 한화로 표기된 판매가와 함께 ‘구매하기’ ‘금액 제안하기’ 버튼이 나타났다.

결제방식은 단순했다. 구매하기를 누르면 신용카드, 이더리움, 아르고 3가지 선택지가 나온다. 달러 결제도 가능한 옵션. 신용카드를 클릭하자 우리가 일반 쇼핑몰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했을 때 나타나는 빨간 팝업 결제창이 떴다. 가격 3만원이 결제됐다.

익숙하게 결제를 마무리하자, 즉시 카카오톡에 ‘안녕하세요. ΟΟΟ 고객님! NFT 구매가 완료됐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안도하며 전달된 메시지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 수집한 작품을 확인했다.

NFT ‘꽃카 #007’을 결제하는 과정. / CCCV NFT 갈무리
NFT ‘꽃카 #007’을 결제하는 과정. / CCCV NFT 갈무리
첫 NFT 구매에서 해프닝도 있었다. 처음 캐릭터를 클릭했을 때 금액 제안 창이 나와 혹시나 하고 5000원을 넣어봤다. 3만원이 정가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혹 싸게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알고 보니 이미 해당 제품을 사들인 사람의 프로필에 올라온 상품이었다. 판매 중인 상품도 아닌데, 5000원에 파시라고 제안한 셈이 됐다.

계정은 소셜 미디어 연동이 가능하다. 가입 즉시 개인용 아르고 월렛이 발급된다. 아르고는 블로코가 만든 코인이다. 구매한 NFT는 아르고 월렛에 저장돼 사고 팔 수 있다.

국내에는 CCCV NFT뿐만 아니라 다양한 NFT 마켓플레이스가 존재한다. 그라운드X의 클립드롭스, 갤럭시아머니트리의 메타갤럭시아 등이 대표적. 다만 올해 초까지 투자 목적으로 NFT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말도 안되는 가격이 책정된 경우가 많았다.

김종환 대표는 "요즘 대기업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도 NFT를 발행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NFT를 투자가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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