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달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는다. 애플이 아이폰스페셜에디션(SE) 3세대를 선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가 갤럭시A32와 A52, A72 등의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다.

연초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1, 2위 사업자가 신제품으로 격돌함에 따라, 보급형 시장에서 누가 먼저 웃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이폰SE 3세대 사전예약이 진행되고 있는 홍콩에선 신제품의 사전예약 수요가 전작보다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A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아이폰SE 3세대 / 애플
아이폰SE 3세대 / 애플
삼성·애플, 3월 보급형 단말 시장서 맞붙는다

14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상반기부터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를 개최하며 분주한 사업 행보를 보인다. 언팩 시기를 정례화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모델군의 제품을 여러 언팩에서 선보이며 소비자 이목을 끌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는 상·하반기에 언팩서 갤럭시S·Z 시리즈를, 애플은 하반기에 아이폰 시리즈를 선보이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었다. 올해는 양사가 연초부터 연달아 언팩을 진행했거나 개최를 앞뒀다. 애플이 9일 아이폰SE 3세대를 선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는 17일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한다.

양사가 3월 언팩에서 공개하는 제품이 모두 보급형인 점은 주목 요소다.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SE 3세대는 애플이 1세대(2016년), 2세대(2020년)에 이어 2년 만에 선보인 중저가형 제품이다. 고급형 최신작인 아이폰13 시리즈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품되 출고가는 55만원으로 고급형의 절반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에서 어떤 제품을 공개할지 공식화하지 않았다. 모바일 업계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갤럭시A53과 A73 등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1년 3월 온라인으로 언팩을 열고 전작인 갤럭시A52와 A72를 선보인 바 있다.

미 IT 매체 더버지는 "갤럭시A73은 (퀄컴) 스냅드래곤750G 칩셋과 6.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본다"며 "(갤럭시)A53은 삼성전자 엑시노스1200 시스템온칩(SoC)에 6.5인치 (디스플레이를) 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추가로 갤럭시A33을 선보일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2월 갤럭시A32를 공개한 바 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숫자가 높을수록 기기 성능과 가격이 높다. 가격과 기능을 세분화한 모델을 여럿 선보이면서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2021년 3월 선보인 갤럭시A52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21년 3월 선보인 갤럭시A52 / 삼성전자
시장 승자 누가 될까…아이폰SE 3세대 홍콩 수요 미리 보니 전작보다 아쉽다?

모바일 업계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힘을 쏟는 가운데 승자가 누가 될지를 주목한다. 양사가 이번에 선보이는 신제품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2021년 성적표에선 삼성전자가 웃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그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삼성전자 갤럭시A12는 세계에서 많이 팔린 스마트폰 6위였다. 애플 아이폰SE 2세대는 8위다. 다만 아이폰SE 2세대가 2020년 출시돼 한해 빨리 판매된 점은 참고 요소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출격에 나선 애플은 미국과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 11일부터 아이폰SE 3세대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18일 현지에서 기기를 정식 출시한다. 이번 신제품 관련 소비자 수요와 모델별 선호 흐름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곳인 셈이다.

IT조선이 홍콩 주요 구매대행 사업자인 이지콤파스에 문의한 결과, 국내 구매대행 수요를 포함한 현지 아이폰SE 3세대 사전예약에선 128기가바이트(GB) 용량의 미드나이트 색상이 가장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전작의 경우 같은 용량의 화이트 색상 모델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홍콩 지역 아이폰SE 2세대·3세대 모델별 수요 비중 그래프. 전 모델을 통합해 살핀 3세대 색상별 선호도에선 스타라이트 색상이 가장 인기였지만 저장 용량을 포함한 통합 순위에선 미드나이트 색상이 강세를 보였다. / 이지콤파스
홍콩 지역 아이폰SE 2세대·3세대 모델별 수요 비중 그래프. 전 모델을 통합해 살핀 3세대 색상별 선호도에선 스타라이트 색상이 가장 인기였지만 저장 용량을 포함한 통합 순위에선 미드나이트 색상이 강세를 보였다. / 이지콤파스
이지콤파스 관계자는 "홍콩 애플스토어에서 직접 정품을 구매해 판매하다 보니 국내 주문 수요와 함께 현지 업계 관계자를 통한 사전예약 수요를 살필 수 있다"며 "사진과 동영상, 게임 등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128GB 용량 이상인 제품 선호가 주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이폰SE 2세대보단 3세대 사전예약 인기가 줄어든 것으로 본다"며 "2세대 모델 출시 때는 대체재가 적었지만 지금은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3 미니 등이 있다 보니 수요가 비교적 줄어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아이폰SE 3세대 사전예약이 18일 시작한다. 정식 출시는 25일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