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삼성전자에 OLED TV 패널을 공급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은 어렵지만 공급과 관련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23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러닝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협상이 최근 지지부진하고 결렬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거래 가능성을 다시 열어둔 셈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 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OLED 패널을 공급받아 9년 만에 OLED TV를 출시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출시된 미국·유럽시장에서 고객 반응이 괜찮을 경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W-OLED 패널 공급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QD-OLED TV를 판매할 수 있는 최대치가 연간 60만대에 불과해 OLED TV 수요에 대응하려면 단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와 협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CES 2022 기자 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 패널 거래에 대한 질문에 "구매한다, 안 한다 개념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LG디스플레이와 LCD 패널 거래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TV 생산에 필요한 LCD 패널 70% 이상을 CSOT, AUO, BOE 등 중화권 제조사에 의존한 만큼, 이들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날 주총에서 정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2021년은 회사가 3년 만에 흑자전환이라는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만든 해다"라며 "무엇보다 미래 사업의 중심축인 OLED 부문에서 본격적인 성과 창출 단계로 진입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시황에 따라 이익의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는 수급형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핵심 고객들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주형 사업 비중을 확대해 가고 있다"며 "이와 함께 새로운 고객경험과 가치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을 견인할 시장창출형 사업도 적극 육성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