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쌍용차 인수 시간 벌기에도 해결책은 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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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25 06:00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인수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채권단에서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반대하며 재매각 의견까지 피력한 상황인데다 인수자인 에디슨모터스(이하 에디슨)도 내부적인 악재를 만났다. 에디슨은 관계인 집회 연기를 신청하며 시간벌기에 나섰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에디슨과 쌍용차 채권단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월 쌍용차와 에디슨이 만든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됐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2320억원 규모의 회생담보권과 558억원의 조세채권은 관계 법령 및 청산가치 보장을 위해 전액 변제한다.

다만 5470억원 규모의 회생채권의 경우 1.75%만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채권단은 3049억원의 인수대금을 가지고 쌍용차 지분 90% 이상을 가져가면서 5000억원 이상의 회생채권 변제는 1.75%만 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21일 서울회생법원에 인수자 교체를 요청했다.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 협력업체 344곳이 모여 구성한 단체다. 이들의 채권은 전체 회생채권 5470억원 중 3802억원이다. 상거래 채권단 뿐만 아니라 회생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도 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을 요청한 상태다.

채권단은 변제율 50%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쌍용차 노조도 에디슨의 인수를 반대하고 나섰다. 쌍용차 노조는 의견서를 통해 "에디슨과 4차례에 걸쳐 실무 협의를 한 결과 운영자금 조달 계획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에디슨은 자체 조달이 아닌 쌍용차를 담보로 한 유상증자, 회사채 등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채권단 및 노조까지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에디슨 내부 악재까지 겹쳤다. 에디슨EV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며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에디슨EV는 외부감사인 감사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으며 4년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사유도 발생했다.

에디슨의 관계사이자 상장사인 에디슨EV는 쌍용차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쌍용차 인수 투자자금 확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 지연 등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우려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악재에 휩싸인 에디슨은 4월1일로 예정돼 있는 관계인 집회 연기를 신청했다. 에디슨EV라는 변수를 상쇄하고자 인수 컨소시엄에 코스닥 상장사인 의료기기제조 기업 유앤아이를 합류시키고 쌍용차 회생계획안 내용을 수정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유앤아이의 컨소시엄 합류 및 관계인 집회 연기 등이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앤아이가 당초 에디슨EV가 담당했던 부분을 맡아야하기 때문에 자금적인 부분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즉 회생 채권 변제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투자자금 확보 난항 등이 지속되면서 에디슨의 경영정상화 계획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채권단 뿐만 아니라 쌍용차 구성원들을 설득시키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 작업이 더욱 난항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디슨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관계인 집회가 연기돼 개최된다고 해도 채권단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디슨모터스 공장/에디슨모터스 홈페이지 갈무리
법원이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법원은 2009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당시 해외전환사채(CB) 보유자들이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지만 법원이 강제인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회생계획안에는 회생채권에 대해 47%를 현금변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법원의 강제인가 결정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1.75%만 변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원이 쉽사리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재매각 작업 역시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전에서 에디슨을 제외하고 쌍용차를 품을만한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쌍용차가 재매각 작업을 밟는다면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또 채권단과 또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차가 법정관리 하에서 자체적으로 회생계획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적 상승의 방점을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이 찍어줘야 하지만 배터리 부족으로 인해 계약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디슨 관계자는 "에디슨EV에 대한 돌발변수로 인해 컨소시엄에 유앤아이를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쌍용차 지분 조정 및 회생계획안 내용 수정을 위해 관계인 집회를 5월23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앤아이가 에디슨EV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면서 "회생계획안에 담긴 금액상의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봐야할 것 같다"며 "변제율이 낮은 상황에서 법원이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매각을 추진한다고 해도 인수하겠다고 나설 기업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쌍용차가 법정관리 하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면서도 "이 역시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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