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인수전이 쌍방울그룹(이하 쌍방울)과 KG그룹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두 업체가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추가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쌍방울이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하 EY한영)에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번 인수의향서는 공식적인 형식의 의향서는 아니다. 아직 쌍용차 입찰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쌍방울 자체적으로 자금 계획 등의 내용을 포함한 의견서와 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쌍방울이 상장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상장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쌍용차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광림을 비롯한 상장계열사들이 실적이 좋지 않아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신뢰에 대한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쌍용차 인수 소식이 나온 직후 쌍방울의 상장계열사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는데 이때 주요 계열사인 미래산업과 광림이 다른 계열사 아이오케이 주식을 매각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쌍방울은 쌍용차 인수 자금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림은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자금 조달의 구체적인 방식은 향후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먹튀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미래산업은 "이번 주식 매도는 차익이 아닌 손실이 발생한 건이다. 차익 실현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번 매도를 통해 확보한 124억원은 회사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진행된 부분일 뿐 일부 보도와 같이 부도덕한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쌍방울은 쌍용차 인수에 대해 은근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4500억원의 자금이 확보됐고 상장계열사들의 컨소시엄 참여로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특장차 기업인 광림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TF도 구성돼 있고 쌍용차 인수에 전사적인 역량이 투입되고 있다"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KG그룹도 최근 EY한영에 구두로 쌍용차 인수 의사를 전달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이 모태인 회사로 이니시스,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KG타워 / KG그룹 페이스북 갈무리
KG타워 / KG그룹 페이스북 갈무리
일각에서는 KG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자동차 사업과 거리가 먼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KG그룹은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KG그룹 관계자는 "재무상태가 양호하다. 36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KG ETS 매각 대금 5000억원도 곧 들어올 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G스틸을 인수해 정상화시키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과 가장 밀접한 산업이 철강과 부품산업이다"며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KG스틸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차전지 소재 회사인 KG에너켐을 통해 시너지를 통해 미래사업에 대한 비전을 키워갈 수 있다"고 전했다.

쌍방울과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8일 평택공장에서 진행된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운동 본부'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현재 다수의 인수의향자와 접촉 중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매각 방식 등을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쌍방울, KG그룹 이외에 다른 기업들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도 "당초 정 관리인이 언급한 3~4개 기업에 쌍방울, KG그룹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기업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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