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쌍두마차 JH·KH 소통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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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4.10 06:00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 두 CEO가 이끈다. DX부문장인 ‘JH’(한종희 부회장)와 DS부문장인 ‘KH’(경계현 사장)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수평적 소통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로 최근 임직원들에게 자신을 직급이 아닌 영문 이니셜로 불러달라고 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2021년 12월 있었던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한 부회장은 1962년생, 경 사장은 1963년생이다.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이들의 소통 행보는 마치 경쟁을 펼치는 듯 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 /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1일 DX 부문 통합 후 처음으로 임직원과 온·오프라인 소통의 장을 열었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조직 간 벽을 허물어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원 삼성(One Samsung)’을 만들자는 취지다.

한 부회장은 1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사옥에서 ‘DX CONNECT(커넥트)’를 주제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DX 통합은 고객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이다"라며 "앞으로 통합시너지와 미래준비, 조직 간 협업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위한 방안을 묻는 한 임직원의 질문에 그는 "저를 부회장, 부문장, 대표이사 등으로 부르는데 직함을 부르면 벽이 하나 쌓이는 만큼 그냥 'JH(종희)'로 불러달라"며 "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캠페인을 펼쳐나가겠다"고 답했다.

한 부회장은 4일 저녁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안녕하십니까? JH 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타운홀 미팅에서 나온 의견에 대한 답변을 전달했다.

한 부회장은 "누군가 저에게 회사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저는 ‘삼성전자는 변화하는 회사, 사람을 중시하는 회사’라고 대답한다"며 "임직원의 역량과 열정을 한 방향으로 모으고 발산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3월부터 실무진 5~6명과 ‘원 테이블’이라는 이름의 티미팅 간담회도 가지고 있다. 같은 눈높이로 소통한다는 의미로 상석이 없는 원탁에서 진행해 원 테이블로 이름을 붙였다. 15일에는 회사 내 멘토와 멘티를 연결하는 조직인 멘토단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원 테이블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로 정례화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은 일명 ‘소통의 달인’으로 불린다. 삼성전기 대표 재직 당시 경영진과 직원들이 실시간 방송과 채팅으로 격의 없이 대화하는 창구인 ‘썰톡(Thursday talk·목요 대화)’을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12월 DS부문에도 이를 벤치마킹한 ‘위톡(Wednesday Talk·수요 대화)’을 개설해 직원들과 소통 중이다.

경 사장은 1월 삼성전자 DS부문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낮은 성과급을 책정한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자 임직원과 즉각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경 사장은 1월 중순 열린 위톡에서 "특별성과급 등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추가 보상에 대한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며칠 뒤 DS부문 직원들에게 최대 300%의 특별보너스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경 사장은 2월 24일 열린 ‘삼성 테크&커리어(T&C) 포럼 2022’에서 기조 연설자로 등장해 삼성전자가 효율적인 일 처리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MZ세대에게 알렸다. 그는 MZ세대 임직원에게 "도전의 핵심은 구성원이 쫄지 않고 자신감 있게 일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3월 8일 사내 게시판 ‘나우’를 통해 본인을 대표이사, 사장, 부문장 등의 직함 대신 KH로 불러달라고 했다. 다른 임원들도 각자 불리고 싶은 이름을 정해 부르게 하는 것을 제안했다.

경 사장은 3월 18일 임금교섭 중인 노조와 만남에도 직접 나섰다. 노사협상과 관련해 삼성전자 대표가 직접 면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 사장은 노조와 만남에서 앞으로 솔직한 대화를 이어가며 의견을 맞춰보자는 취지의 목소리를 냈다. 노조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로 검토하면서 쉽게 풀 수 있는 사안과 시간이 걸릴 사안을 구분해 다시 얘기를 나누자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표와 노조의 첫만남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회사 발전을 위한 의견 교환을 했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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