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코닥(Kodak)의 이름으로 포토 프린터를 만드는 국내 기업이 있다. 2005년에 설립된 프리닉스라는 회사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특화한 인스턴트 포토 프린터 분야의 강자다. 2020년 아마존에 입점, 당해 2600만달러를 기록했던 수출액은 지난해 4100만달러로 55% 급증했다. 같은 기간 회사 매출은 377억원에서 71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프리닉스의 선전은 기술력과 마케팅의 승리다. 반도체 생산시설에서나 볼 법한 TPH(Thernal Print Head) 방식의 제조 기술로 4패스(4PASS) 디지털 인화를 구현했다. 프리닉스는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4패스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또 2~6인치 인쇄 사이즈의 프린터를 출시, 풀 라인업을 갖춰 경쟁력을 높였다. 여기에 세계적인 카메라 기업 코닥의 브랜드 라이선스를 가져온 것도 주효했다.

코닥 포토프린터/프리닉스
코닥 포토프린터/프리닉스
프리닉스는 2019년까지는 대형 유통사 중심 B2B 수출 위주의 회사였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상거래 분야로도 진출을 시도했고, 이것이 코로나 국면과 맞아 떨어지면서 또 한 번 상승기류를 탔다. 국내 오픈마켓은 물론, 아마존에서 이제 코닥의 이름으로 팔리는 프리닉스 제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팬데믹 기간 美 온라인 쇼핑 1.7조弗...韓 전자상거래 수출 2배 늘어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일상을 상당 부분 바꿔 놓았다. 이는 전자상거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오프라인 매장에는 찬바람이 불었지만, 온라인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가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건 당연한 일.

어도비(Adobe)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지난 2년 간의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1조7000억달러를 썼다. 이는 그 이전 2년간의 6090억달러보다 55% 증가한 규모다. 올해는 1년 만에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중심의 소비 지출 변화는 미국만의 일은 아니라는 게 어도비의 진단이다.

패트릭 브라운 어도비 부사장은 "전자상거래가 기존에는 전자제품 및 의류에 편중돼 있었다면 이제는 식료품과 같은 거의 할인이 없는 카테고리로도 확대하고 있다"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과정이 뚜렷해 지고 있는 것으로 속도와 편의성이 비용절감 만큼이나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의 소비 증가는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투자연구센터의 관세청 전자상거래 무역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수출은 전년대비 109.9% 증가한 8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건수도 749만건으로 전년 456만건 대비 64.5% 늘었다.

국내 기업 美 쇼핑 플랫폼 입점 러시…정부 지원, 우량 파트너 절실

국내 업체들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앞다퉈 입점하고 있는 것도 이제는 흔한 일이 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신규 국내 등록업체를 살펴보니 10만8724개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중국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일본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하나의 경향으로 꼽힌다.

여기에는 정부의 전자상거래 수출시장 진출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올해도 5807개사를 대상으로 367억원을 지원하려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수출지원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쇼핑몰 경쟁력 제고, 수출 저변확대를 위한 규제개선, 공동물류 지원 등의 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도 관건이다. 차세대 아마존으로 불리는 쇼피파이(Shopify) 같은 D2C(Direct to Consumer)방식의 솔루션 제공 업체들은 개별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판매자들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상거래 및 결제를 지원해주는 페이오니아(Payoneer)같은 서비스도 있다. 개별 기업은 물론, 프리랜서, 개별 사업자들이 아마존과 같은 거대 플랫폼과 거래할 경우, 대금정산을 손쉽게 해준다.

이우용 페이오니아코리아 대표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의 대금정산, 송금 등 다양한 디지털 상거래를 지원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자신의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를 글로벌 플랫폼에 어필하려는 프리랜서, 소상공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을 비롯한 한국의 마켓플레이스 강자들은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해외 셀러를 대상으로 글로벌 3자 판매를 지원하기도 한다.

손희동 기자 sonny@chosunbiz.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