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수주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조선업계가 흑자전환을 위한 잰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선박 건조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 낭보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목표 수주액을 50% 초과한 수주 실적을 달성했으며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40%, 34% 초과 실적을 거뒀다.

올해 국내 빅3 조선사가 목표수주액을 상회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총 68척 70억달러(8조6345억원) 규모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174억달러(21조4629억원)의 40%를 달성했다.

대우조선은 총 18척을 수주하며 목표 수주액 89억달러(10조9781억원)의 47%를, 삼성중공업은 13척 수주에 성공해 목표 수주액 88억달러의 23%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 삼성중공업
특히 국내 조선사가 1분기 동안 한국에 발주받은 선박 중 대형 컨테이너선 및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선업계의 흑자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실적이 경영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조선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조선 빅3의 1분기 매출은 증가하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역대급 수주실적을 서둘러 경영실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고 조선업계에서도 올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2023년에는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데 후판가격 인상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조선업계 흑자전환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일컫는데 선박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후판 가격이 선박 건조비용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가격은 1년에 상・하반기 총 2번 진행된다. 올 상반기 후판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수준으로 맞춰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해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후판 제조 공정 / 포스코
후판 제조 공정 / 포스코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8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59.25달러(19만6403원)이다. 이는 3주 전인 3월18일(142.55달러・17만5778원)과 비교해 11.7% 오른 것이다. 제철용 원료탄의 가격도 급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31일 기준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525.50달러(64만7994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5배 가까이 상승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중요한 해다"며 "수주잔고가 경영실적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며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고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주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선박 건조비용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며 "조선업의은 후판 등 철강재 가격에 경영실적이 영향을 받는다. 후판 가격이 상승할 경우 흑자전환의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헀다.

이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인하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서 후판가격이 맞춰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