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최초 치매약 '아두헬름'…후발신약 평가 기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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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4.13 09:09
연이은 악재로 신뢰성을 잃어가고 있는 세계 최초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의 위상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분위기다. 미국 보험당국이 아두헬름의 임상학적 혜택에 의문을 제기하며 급여 범위를 축소시킨 가운데, 치매 신약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이 변화될 의약품 평가 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매 치료 신약 ‘아두헬름(아두카누맙)’ / 바이오젠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HHA)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항 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에 대한 정책을 확정 발표하면서, 센터가 제안한 임상시험을 시행해 그 조건에 맞는 환자에게만 급여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격인 CMS는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아동 건강보험 프로그램 및 건강보험 시장을 통해 1억명 이상의 사람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국가 의료 시스템이다.

이번 보험정책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바이오젠 아두헬름뿐 아니라 향후 승인 받게 될 항 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에도 적용된다. 이로써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 중인 아두헬름 후속 모델 ‘레카네맙’을 비롯해, 로슈의 ‘간테네루맙’, 릴리의 ‘도나네맙’ 등 치매 신약 후보들이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업계는 CMS 결정이 예상된 결과라면서도 이번에 새롭게 변화된 급여 적용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분주해진 모습이다. CMS는 임상적 이점을 입증하는 데 기반을 둬 FDA의 공식 승인을 받은 약제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사용 범위를 제공할 것이라 언급했기 때문이다.

CMS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CMS가 승인한 연구에 참여하는 메디케어 가입자에게 향상된 접근성과 급여 보장을 제공할 예정이다"라며 "임상 시험에 참여한 메디케어 가입자를 위해 의약품 및 관련 서비스를 보장함으로써 FDA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임상적 혜택을 완전히 입증하지 않고 FDA 긴급 승인을 받은 아두헬름의 경우 임상에 참여한 메디케어 가입자에 한해서만 약제 지원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즉 급여 적용 범위가 축소됐을뿐 아니라 아두헬름 사용 조건마저 한층 까다로워졌다.

바이오젠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젠은 공식 성명을 통해 "CMS의 전례없는 결정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FDA의 인정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인 아두헬름이 모든 메디케어 가입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향후 승인되는 동일 기전의 치료제에 대한 보장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FDA 승인을 획득한 의약품들에 이러한 급여 보장 제한은 이례적이다"며 "추가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CMS에 이번 결정을 반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CMS는 이번 급여 결정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뇌에 플라크가 확인된 경증 치매로 임상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만 적용된다며 "추후 FDA가 관련 내용을 업데이트하면 CMS 역시 그에 따른 보장 정책을 재평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치매 신약 개발 후발 주자들은 바뀐 정책에 맞춰 임상학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상을 통해 환자가 읽고 말하는 능력이 개선됐다는 결과를 도출하면 CMS 측으로 부터 긍정적인 검토를 유도할 수 있다.

우선 릴리는 임상3상을 통해 도나네맙이 1차 평가지표를 최초로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임상을 통해 도나네맙은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상당부분 통계적으로 둔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는 도나네맙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2023년 내 임상 후기 단계 판독을 계획 중이다.

바이오젠은 올해 가을까지 레카네맙의 임상3상 시험을 끝마치고, 곧바로 FDA 신속 승인을 받겠다고 자신했다. 또한 아두헬름 임상4차에 대한 최종 설계(프로토콜)를 제출, 잃어버린 신뢰성을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바이오젠은 5월부터 환자 선별 작업에 들어가 4년에 걸쳐 임상4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로슈는 간테네루맙의 임상3상을 통해 바이오마커 기반이 아닌 임상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최종 결과를 공개해 FDA 신속 승인을 목표하고 있다.

간테네루맙은 국내 임상도 진행중으로, 전남대병원을 비롯해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건국대병원, 동아대병원, 인하대병원, 한양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 10개 기관이 참여한다. 이번 임상에서는 다기관 및 무작위배정, 평행군,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 등이 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 의료 급여 정책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길 수 있다"며 "고가 의약품을 사용하는 환자는 숫자적 임상통계 보단 일상 생활이 가능해지고 가족들이 보기에도 눈에 띄게 좋아져야 한다는 명시를 법제화시킨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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