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국민의힘 보좌관 출신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주도하는 당내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대전고 동기동창이 그 대상이다.

13일 국회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두나무는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 소속의 권태근 전 보좌관을 대관실장으로 영입한다. 권태근 전 보좌관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로 제18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1960년 충남 공주 출신인 권 전 보좌관은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 1985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에서 한반도 선진화재단 기획위원을 맡았으며 북핵 및 한미연합사해체 반대 천만인 서명 운동본부 공동대변인을 역임했다. 18대 총선 당시에는 선진화국민회의 공동사무총장을 지냈다.

권 전 보좌관은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 관련 업력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 전 보좌관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대전고등학교 58기 동기동창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여당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두나무가 윤창현 의원을 전담 마크하기 위해 권 전 보좌관을 영입했을 수 있다는 것. 윤창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업비트는 지금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경쟁자가 없다 시피 할 정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상자산 공시플랫폼 코인힐스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업비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85.9%로 1주일 전 76.8%보다 9.1%포인트 상승했다. 트래블룰이 시행되면서 업비트 독점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윤창현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꾸준히 업비트 독점 문제를 제기해 온 인물이다.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를 육성해 공정한 경쟁 시장을 구축하는 한편, 건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해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조로 업계에서는 ‘크립토 대디’로도 불린다.

이에 대해 두나무 관계자는 "채용 여부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확인할 수 없다"며 "관련해서 아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권태근 전 보좌관은 IT조선에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