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기 갤럭시S 시리즈에 대만 미디어텍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적용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중저가 라인업에만 미디어텍 AP를 탑재했다. 하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 미디어텍 AP를 탑재하기엔 호환성과 최적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삼성전자가 부품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반도체·전자 업계의 발언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S22 FE와 내년 나올 갤럭시S23 시리즈에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000’을 탑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등 기존 AP를 그대로 탑재하는 보수적인 운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갤럭시 S21 팬 에디션(Fan Edition) 5G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내 전시된 모습 / 이광영기자
갤럭시 S21 팬 에디션(Fan Edition) 5G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내 전시된 모습 / 이광영기자
반도체·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미디어텍 AP가 플래그십에 들어가려면, 펌웨어를 개발하고 호환성을 맞추는 등 최적화 과정이 필요한데 쉽지 않은 일이다"며 "AP로 인해 플래그십 제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회사 신뢰도에 타격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디멘시티 9000 신규 탑재는 삼성전자로선 모험수다"라고 밝혔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확실한 검증이 되지 않은 AP를 플래그십에 탑재하기엔 부담스럽다는 결론이다.

IT 정보 유출가(팁스터)의 전망도 일치한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KFC 심프(@chunvn8888)는 "디멘시티 9000 기반 갤럭시S22FE는 현재 진행되지 않고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팁스터 요게시 브라(Yogesh Brar)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삼성 플래그십에 디멘시티9000가 들어가는 일은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미디어텍 AP 디멘시티9000 / 미디어텍
미디어텍 AP 디멘시티9000 / 미디어텍
새로운 관전포인트는 디멘시티 9000이 갤럭시 A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다. 전자업계에는 이미 미디어텍이 삼성전자 갤럭시A53의 상위 모델인 갤럭시A53s 프로에 탑재될 디멘시티 9000의 공급을 확정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미디어텍이 자발적으로 파격 조건을 제시했고,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고객사 대비 10%쯤 인하된 공급 단가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전망 역시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S시리즈의 하위 라인업에 고성능 AP가 탑재되는 것은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삼성전자의 원가절감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A5가 아닌 A7(A72·A73 등)에 디멘시티 9000을 탑재하기엔 A7 모델의 판매량이 적어 고려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저가 모델인 갤럭시A12다. 단일 모델 중 최초로 연간 출하량 5000만대를 돌파했다.

반도체·전자 업계 관계자는 "종합 반도체인 AP는 CPU와 GPU 성능이 다가 아니고, 멀티미디어 성능과 S램의 성능도 중요하다"며 "삼성이 최근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엑시노스나 스냅드래곤을 지속 탑재하는 이유는 CPU와 GPU 외에도 부가적인 성능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디멘시티 9000은 엑시노스 2200은 물론이고 스냅드래곤8 1세대보다 고성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디멘시티 9000은 AP 단계에서 하는 공개테스트에서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단말기용 최강 AP 성능을 냈다. 애플의 최신 AP인 A15 바이오닉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안드로이드 진영 AP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 제품은 TSMC의 최신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2021년 4분기 모바일 AP 출하량 점유율에서 33%로 1위에 올랐다. 미디어텍 AP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 A12와 A32가 미국에서 많이 판매된 덕이다. 퀄컴(30%)과 애플(21%), UNISOC(11%)이 뒤를 이었고, 삼성전자는 4%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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