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 기업들이 자사 메타버스 내에 독자 가상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크리에이터가 이를 활용한 뒤 콘텐츠를 판매해 수익을 내면 그 수수료로 수익이 쌓는 모델이다.
주크벅스는 블록체인에 기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가 중앙에서 관리하고 발행하는 토큰 형식으로 발행되는 것에 무게를 둔다. 이외에 메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소셜토큰'이나 ‘평판토큰' 발행도 검토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셜미디어에서 의미있는 기여를 한 콘텐츠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토큰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체 가상화폐 발행은 크리에이터 생태계 활성화 시도와 연결된다. 메타는 호라이즌월드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도입도 검토중이다. 호라이즌월드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제작 아이템 등을 판매할 때마다 메타가 거래 수수료를 얻는 구조다. 결제 수단은 ‘주크벅스'다. 호라이즌월드 내 거래가 활성화될수록, 주크벅스의 가치가 높아져 이에 따라 메타는 화폐 발행 이익도 얻을 수 있다.
로블록스 로벅스 도입, 유료 게임 결제 생태계 활성화
로블록스는 가상화폐를 ‘로벅스'를 도입하고, 결제수단을 로벅스로 일원화해 가상경제 생태계를 구축했다.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라는 무료 게임 제작 독구를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제작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 결제는 ‘로벅스'를 통해 이뤄지는데,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로블록스가 거래 수수료를 가져간다.
이미 로블록스 내 거래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로블록스의 일간 이용자수는 평균 42만명쯤이다. 게임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이용자는 800만명쯤에 달한다. 현재 로블록스에는 게임 5000만개쯤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로블록스 매출액 7억7000만달러(9428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신에서는 "메타는 로블록스가 구축한 가상경제 시스템을 모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페토는 ‘월 천만원' 수익 내는 크리에이터 출현
국내에서도 자체 가상경제 구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바타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한 제페토가 가장 앞선다. 제페토는 크리에이터들이 제페토 생태계 내에서 수익을 내는 생태계를 활성화한 상태다. 제페토 내에서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제페토스튜디오'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이 제작한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제페토 역시 자체 가상화폐인 젬(Zem)을 유통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제페토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판매할 때 이용할 젬을 통해 결제해야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페토 크리에이터들은 16억개 이상의 가상 패션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얻었다. 월 천만원 이상의 판매 수익을 얻는 제페토 크리에이터들도 등장한 상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제페토가 수익이 나면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파생 회사들까지 생기고 있을 만큼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도 가상경제 도입을 타진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최대한 연내에 경제시스템 도입을 목표한다"고 말했다. SK스퀘어가 발행할 코인을 이프랜드 생태계에서 젬이나, 로벅스 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예상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사람도들이 많이 애용하는 동시에 돈까지 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시켜야 기업들이 추진하는 메타버스가 실제 수익으로 가능하다"며 "이제는 어떤 기업이 가장 먼저 이런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