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갤럭시 중저가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엑시노스는 앞서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에 탑재되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지만, 갤럭시A·M·F 등 중저가 라인업 탑재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하나의 칩셋이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5G 통신칩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AP 시장은 다양한 업체의 각축장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미디어텍의 ‘디멘시티/헬리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하이실리콘의 ‘기린’, 유니SOC의 ‘타이거’ 등이 활약한다. 애플 아이폰에는 ‘A 시리즈’를 탑재했다.
갤럭시M33과 M13의 주요 타깃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갤럭시A13은 북미와 남미, 서유럽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만(32만원)~4만5000루피(72만원) 가격대의 인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하반기 선보일 갤럭시S22 FE(팬에디션)에 스냅드래곤이나 엑시노스 대신 디멘시티 9000을 탑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환성과 최적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다. 갤럭시S21FE에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탑재했던 만큼, 후속작인 갤럭시S22 FE에도 두 AP를 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6.6%로 4위에 머물렀다. 퀄컴(37.7%), 미디어텍(26.3%), 애플(26%), 유니SOC(2.5%) 등 경쟁사 점유율이 2020년 대비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2021년 세계 AP 시장이 전년보다 23% 성장한 308억달러(37조6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엑시노스의 약세는 더 두드러진다.
반도체·전자업계 관계자는 "낮은 수율 문제로 갤럭시S22 납기를 맞추지 못한 엑시노스는 프리미엄 AP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중저가 AP 시장에서는 최근 갤럭시A·M·F 시리즈에 대거 탑재된 것을 계기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