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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4.26 11:27
제조업 노조, 임단협서 정년 61세 연장 요구 예상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주요 제조업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이번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현장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정년 연장으로 야기된 노동경직성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젊은 층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별노조 평균 연령 45.6세, 현대차는 50세 넘어 고령화 심각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별노조 조합원의 평균연령은 45.6세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핵심사업장을 산하에 둔 금속노조 조합원의 평균연령은 이보다 높은 40대 후반에 근접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 현대자동차
금속노조가 소수의 기업지부와 다수의 지역지부로 구성돼 있는만큼 기업지부 조합원의 평균연령은 더욱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생산직의 40%가 50대 이상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들의 현장 근로자 평균나이 역시 50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주요 제조업 현장의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임단협 시즌을 맞이해 주요 제조업 노조가 정년연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주요 제조업 노조 지도부가 강성성향이고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3건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된 만큼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 정규직 정년 61세로 연장 요구할 듯

현대차 노조는 5월10일 진행될 임단협 상견례에 앞서 2022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해당 요구안에는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주식포함)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요구안과 별도로 시니어 촉탁제 폐지 및 만 60세의 현재 정년을 만 61세로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시니어 촉탁제는 정년퇴직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신입사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현대차 노조는 정규직 정년 연장으로 시니어 촉탁제를 대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임금협상을 두고 아직까지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정년 연장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취임한 정병천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정년연장을 공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제조업 현장의 정년이 늘어날 경우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정년 연장으로 신입사원 입사가 줄어들게 돼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 전문가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 현대중공업
제조업 현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자동차, 조선업계는 현재 굉장히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상황이다"며 "자동차업계는 전동화를, 조선업계는 친환경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기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등이 감소하기 때문에 인력이 감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며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전동화에 필요한 채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회사 역시 고정비용으로 인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선업계는 현재 현장 근로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정년 연장이 답은 아니다"며 "젊은 신입 사원을 채용해 현장 전문가를 육성해야 하며 친환경 선박 등에 적합한 인력도 뽑아야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입사원 수요 줄어, 청년층 일자리 없어 ‘캥거루족’ 늘어나

노동 경직성으로 인해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일명 ‘캥거루족'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퇴직을 앞둔 이들이 정년 연장과 관련된 여론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같다"며 "노・장년층의 문제도 생각해야 하지만 청년들의 문제와 조화롭게 고민해볼 시기다"고 밝혔다.

이어 "1992년 일본이 장기불황을 맞이했고 이로 인해 청년들이 부모와 함께 사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등장했다"며 "한국 역시 과거 일본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 원장은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며 "정년 연장 문제는 일자리가 늘어 청년들의 실업률이 줄어드는 시기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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