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원인 조사단’(이하 조사단)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ESS 화재 4건의 원인에 대해 배터리 '내부 이상'에 따른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제조사의 과실 여부를 포함한 명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관련 ESS 화재사고 3건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전극코팅 이상 현상'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정 개선 등 과정을 진행하며 화재 원인을 제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9년 경남 김해 ESS 화재 현장 / IT조선 DB
2019년 경남 김해 ESS 화재 현장 / IT조선 DB
조사단은 2일 전남 해남, 충북 음성 등 4곳에서 발생한 화재발생설비의 운영기록과 CCTV 분석, 발화 셀 CT 분석, 화재실험 결과 및 배터리 제조사 분석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2020년과 2021년 발생한 ESS 화재사고에 대해 2021년 중순부터 ‘3차 ESS 화재원인 조사단’을 구성해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단은 삼성SDI 배터리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전남 해남군 화재 사고에 대해 "배터리가 발화 지점으로 분석됐다"며 "고충전율 사용이 화재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측은 조사단 발표에 대해 "배터리 셀과 화재의 연관성을 결론짓기 위해 조사단 주도로 위험하다고 판단한 기 운전 중인 저전압 셀을 회수해 6개월 간 추가로 화재 재연 실증실험을 진행했다"며 "최종 셀 기인에 의한 화재를 재연할 수 없었기에 현재로서는 명확한 원인규명이 안 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남 해남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배터리 소화 설비를 통한 화재 진압이 되지 않고 확산이 됐는데, 당시 안전 관리자의 추가 소화활동이 소화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충청북도 음성군, 경상북도 영천시, 충청남도 홍성군 등에서 발생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화재사고의 원인은 배터리 내부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었다"며 "하지만, LG의 분석 결과와 공정 개선 내용 검토, 공정개선 후 생산된 배터리 충방전 분해 분석 등을 진행한 결과 LG가 공개한 '전극코팅 이상 현상'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내며 "2020년과 2021년에 발생한 ESS 화재 사고 3건의 경우 (자체 후속조치 후) ‘전극코팅 이상현상 미발견’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현재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5월 ‘고객안전 및 품질 최우선 원칙’에 의거해 2017년 4월~2018년 9월 기간동안 ESS 전용 라인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자발적 교체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인 3건의 추가화재 발생 배터리는 모두 자발적 교체 범위에 포함된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 자체 조사 및 분석을 통해 발화요인으로 확인된 전극코팅 공정에 대한 개선을 완료했다"며 "​조사단은 화재 조사 외 별도 실험을 통해 2018년 9월 당사가 진행한 공정 개선 후 생산한 배터리의 안전성을 함께 검증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검증 결과 화재를 포함한 배터리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분해분석 조사 결과 ‘전극코팅 이상현상 미발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ESS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