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취임 전후로 불거진 정보통신기술(ICT) 홀대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1차 차관급 인선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제외된 데 이어 2차 인선에선 과기정통부 2차관이 리스트에서 빠진 탓이다. 2차관 하마평에 오른 과기정통부 내부 인물이 국장급이다 보니 신중론이 제기됐다는 말도 있지만, 2차관이 대한민국 ICT 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빠른 인사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에 있는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일부 / 과기정통부
세종시에 있는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일부 / 과기정통부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오전 처·정장과 차관급 21명의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9일 5개 정부부처 차관급 20명 규모의 인선을 발표한지 4일 만에 추가로 인선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과기정통부 1차관에 오태석 과기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실장급)을 지명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는 주영창 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발탁했다. 기존에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을 그대로 인사에 반영했다. 하지만 2차관 인사는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앞서 윤 정부는 9일 인선에서 이미 과기정통부 차관급 지명을 한 차례 제외해 논란을 빚었다. 보통 다른 부처의 차관급 인사를 할 때 과기정통부가 빠지는 경우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예외적인 결과가 나온 만큼 과기정통부 내부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13일 추가 인선에서 ICT를 총괄하는 과기정통부 2차관이 빠지면서 재차 ICT 홀대론이 고개를 든다.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출범 당시 인수위 내에 ICT 전문 인력이 빠진 문제로 ICT가 홀대를 받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과기정통부 2차관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이다. 송 정책관은 1997년 당시 정보통신부 시절 박사 특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일본 도쿄대 전기공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과기정통부 안팎에선 송 정책관이 국장급이다 보니 차관이 될 경우 기수를 넘나든 사례가 될 수 있어 신중론이 제기된 상황이다. 실장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차관으로 발탁이 된 경우가 공직 사회에 없었던 탓이다. 과기정통부 내에 탄탄한 실력을 갖춘 공직자들이 대거 포진돼 있는 것도 송 국장의 차관 인사를 어렵게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2차관이라는 자리가 ICT 실무를 책임지는 위치인 만큼 빠르게 인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당장 2차관 인사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정책 추진에 어려움이 생긴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새 정부가 들어선 상황이니 빠른 인사 후 업무를 추진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윗선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