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격을 앞둔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토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법정관리 상황 속에서 어렵게 개발한 모델이기도 하고, 쌍용차 경영정상화의 밑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토레스의 흥행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6월 토레스 사전계약에 돌입한다. 프로젝트명 J100으로 개발된 토레스는 쌍용차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차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베스트셀링카 무쏘의 후속작으로 강인하면서도 모던한 도심형SUV를 표방하고 있다.

아직 토레스의 명확한 제원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쌍용차가 토레스를 소개할 때 대형SUV 렉스턴과 준중형SUV 코란도 사이를 메워줄 모델이라고 소개한만큼 토레스가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 혹은 2.0ℓ 가솔린 엔진을 달고 중형SUV 차급에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계에서는 토레스에 쌍용차의 최신 기술력이 집약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랜기간 준비한 모델인만큼 상품성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토레스 티저 / 쌍용자동차
토레스 티저 / 쌍용자동차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오랜만에 내놓은 새로운 모델인만큼 신차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우선 토레스의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토레스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의 쏘렌토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넓게 본다면 준중형SUV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 등도 토레스의 경쟁상대다.

쏘렌토의 경우 패밀리SUV 인기에 힘입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스포티지는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싼타페와 투싼은 현대차의 대표적인 SUV모델이자 스테디셀러모델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쏘렌토는 올 1분기 1만5277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스포티지도 1만3155대가 판매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싼타페, 투싼의 경우 각각 5699대, 9043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쪼그라들었지만 여전히 타사 모델에 비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경쟁모델들이 하이브리드 트림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토레스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서 고유가까지 겹치다보니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한 6만2277대로 나타났다. 이 중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1만1516대가 판매되며 1위를 기록했고 스포티지와 싼타페는 각각 3804대, 317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가격 경쟁력에 확보에도 난항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쌍용차는 생산량이 적고 부품공급망이 수직계열화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 기아에 비해 원가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영향을 받아 원활하게 생산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계약을 받더라도 경영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 쌍용자동차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토레스는 쌍용차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랜기간 공들여 만든 신차이며 무쏘를 계승하는 모델이기도 하다"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토레스의 스토리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쌍용차의 고정고객들이 있고 SUV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어 어느정도의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신차효과 이상의 흥행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타사 모델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있고 그와함께 자동차들도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토레스를 대체할 차량들이 많은 상황에서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를 탑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 고유의 강인한 헤리티지를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품질, 기술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어서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가 흥행에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자동차를 선택할때에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가격, 옵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가격이 높아지만 배제조건도 커진다고 봐야한다. 타사대비 저렴하게 출시하는 것이 흥행에 관건이라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는 중형, 준중형SUV를 넘나들 수 있는 모델이다"며 "도시에서도, 오프로드에서도 강점을 지닌, 쌍용차가 잘해왔던 부분이 녹아든 모델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가구조는 현대차에 비해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면서도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구체적인 생산량, 판매목표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심각하나 신차를 내놓을때는 어느정도 물량을 확보하고 내놓는다. 생산 차질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