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와이파이 표준인 와이파이6의 확장 규격 ‘와이파이6E’가 올해 본격적으로 확산한다. 애플이 하반기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아이폰 신형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 등에 와이파이6E 기능을 탑재한다. 한국 정부는 올해 전국에 구축하는 공공 와이파이 중 30% 비중인 3000개소에 와이파이6E 모뎀을 구축할 전망이다.

와이파이 이미지 / 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 갈무리
와이파이 이미지 / 공공 와이파이 홈페이지 갈무리
5월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단위에서 와이파이6E 확산 추세가 본격화한다.

와이파이6E는 최신 와이파이 표준인 와이파이6의 확장 규격이다. 기존 2.4기가헤르츠(㎓)와 5㎓ 주파수 외에 6㎓까지 활용해 와이파이6 대비 더 빠른 속도에 수용 가능한 동시 접속자 수도 더 많다. 국내를 포함해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이 사용 중인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2년 전체 와이파이 시장에서 와이파이6와 와이파이6E 점유율이 5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28%)에서 2021년(43%)으로 넘어오면서 점유율이 한 차례 뛴 데 이어 올해는 절반을 넘기며 시장에서 주도적인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는 셈이다.

특히 와이파이6E의 서비스 확산 조짐이 보인다.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주요 단말인 스마트폰과 공유기에서 6E 지원 소식이 속속 들린다. 에이수스와 넷기어, 티피링크 등 공유기 제조사가 와이파이6E용 기기를 선보인 데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전자도 지원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모바일 업계는 애플이 올해 하반기 선보이는 아이폰14 시리즈에 와이파이6E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폰14 시리즈는 ▲아이폰14 ▲아이폰14맥스 ▲아이폰14프로 ▲아이폰14프로 맥스 등 네 가지 모델로 나올 예정인데, 전 모델에서 와이파이6E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뿐 아니라 개발 중인 실감형 콘텐츠 기기(HMD)에서 와이파이6E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궈밍치 연구원은 애플이 와이파이6E를 지원하면서 광범위한 산업 업그레이드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미 주력 스마트폰 모델에 와이파이6E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선보인 갤럭시S22 시리즈 중 고급형인 갤럭시S22 플러스와 갤럭시S22 울트라에서 와이파이6E 기능을 탑재했다. 최신 태블릿PC 모델인 갤럭시탭S8 시리즈와 노트북 모델인 갤럭시북2 프로 시리즈도 와이파이6E를 품었다.

정부 역시 와이파이6E 도입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2021년부터 수도권 지하철에서 진행하는 28기가헤르츠(㎓) 5G 백본 기반의 와이파이 속도 개선 사업을 통해 와이파이6E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국 단위로 진행하는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에서도 관련 작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맡은 NIA는 2021년 시범 사업으로 그해 개소하는 공공 와이파이 일부에 와이파이6E를 도입했다. 올해는 구축 예정인 전체 수량(1만개소)의 20~30% 가량을 와이파이6E로 구축한다. 2000개소에서 3000개소 사이로 와이파이6E를 새로 도입하는 셈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관계자는 "와이파이6E는 옥외형을 지원하는 장비가 시중에 없다 보니 옥내(실내)에만 구축이 가능하다"며 "현재 실내형으로 구축하는 공공 와이파이가 전체의 20~30% 정도라서 해당 비중으로 와이파이6E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 실제 구축량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와이파이6E 지원 단말이 시중에 속속 나오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확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을 포함해 국내서도 올해가 와이파이6E를 확산하는 중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