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알츠하이머' 증가 추세…치매 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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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02 06:00
국내 40대 인구를 중심으로 치매 발생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가 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되면서, 국산 치매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세계 유일한 치매 치료제라고 불리는 ‘아두헬름(Aduhelm)’이 여러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를 대체할 치료제가 등장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알츠하이머 치매 / 픽사베이
의료계에 따르면 백민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경과 전문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유병률 및 발병률에 대한 최근 추이를 밝혀내고, 당뇨·고혈압 등 요인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4명 중 3명은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의 정확한 발병 기전과 이유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 속에 존재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과인산화 타우 단백질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발생하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6년부터 2015년 기간 동안 국내 40세 이상 남녀 2000여명의 데이터를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인구 1000명당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은 2006년 1.83명에서 2015년 5.21명으로 2.85배 상승했다.

인구 1000명당 알츠하이머 치매 유병률은 2006년 3.17명에서 2015년 15.75명으로, 9년 새 5배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40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동일한 추이를 보였다. 이밖에 고혈압과 고지혈증 질환군에서 치매 발병률은 대조군(비질환군)과 비교해 높게 나타났지만, 양 집단에서의 발병률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앞서 치매와 동반되는 혈관·내과성 질환에 대한 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이 존재했으나,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국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가 나오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평가 받고 있는 약물은 미국 기업 바이오젠이 개발한 아두헬름이다. 아두헬름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심사제도인 패스트 트랙을 통해 조건부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최종적으로 중증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충분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이에 유럽의약품청(EMA)은 아두헬름 승인을 허가하지 않았고, FDA는 임상 4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가속화 승인)를 내린 상황이다. 미국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임상시험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올해 알츠하이머 신약 글로벌 임상은 143개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172건의 임상시험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임상 3상에 돌입한 신약 후보물질은 31개이며, 임상은 47건으로 조사됐다. 임상 2상의 경우 후보물질 82개(임상 94건), 임상 1상은 30개(임상 31건)다.

세부적으로는 원인조절치료제(DMT)가 143개 전체 후보물질 중 119개(83.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인지기능 강화제 14개(9.8%), 신경정신행동 증상 개선제 10개(6.9%)로 나타났다. 원인조절치료제 종류는 바이오의약품 40개(33.6%), 저분자 의약품 79개(66.4%)다.

원인조절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계열이 20개(16.8%), 타우 단백질 표적 계열이 13개(10.9%)로 나타났다.

임상 3상에 있는 47건의 임상의 경우 알츠하이머 치료에 대한 약물이 용도별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원인조절치료제 임상이 67.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증상조절제 16%, 인지증진약물 16%로 조사됐다. 원인조절치료제 임상에는 알츠하이머병 주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주된 표적(29%)으로 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분석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줄기세포치료제, 펩타이드(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 결합)의약품 등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우선 젬백스앤카엘은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펩타이드의약품 ‘GV1001’ 3상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다. 젬백스앤카엘은 GV1001의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 기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신경 전구세포(neuronal progenitor cell)’ 배양 기술을 개발한 차바이오텍은 대량 증식한 신경 전구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해 알츠하이머병, 헌팅턴병 등 신경질환 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행성 뇌신경질환 신약 후보물질 ‘NLY01’을 개발하고 있는 디앤디파마텍은 2020년 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성 치매 2b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아리바이오는 약물 하나로 여러 작용을 하는 ‘다중기작’ 약물을 개발 중이다. 치매 진행 억제와 더불어 인지기능 향상을 목표로 한다. 신약 개발 플랫폼(ARIDD)을 통해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을 발굴한 아리바이오는 미국 2상을 종료하고, 글로벌 3상에 착수했다.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도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인 ‘그랩바디-B’를 활용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ABL301’을 연구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아이큐어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패치제’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회사는 향후 경구제나 주사제 이외에도 다양한 제형을 개발해 임상 및 상용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운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의 경우 치료제를 빠르게 승인하기 위한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나, 유용성을 입증할 서류 부족으로 EU의 허가가 철회됐다"며 "이처럼 치료제 신약 개발에 대한 성공확률이 낮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민간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현황 중 원인조절치료제(DMT)의 연구가 가장 많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근원적인 치료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앞으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완화’의 개념이 아닌, 명확한 원인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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